글 쓰는 20대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겁부터 먹는 우리에게

현직 CC들이 들려주는 캠퍼스 커플의 모든 것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애'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되었다.
학업, 진로 등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을뿐더러 부모님 세대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강해지면서 작은 선택 하나에도 망설이게 된 것. 당연히 연애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CC라 일컫는 '캠퍼스 커플'에 대한 인식은 정말 바닥이다.
어떤 매체를 찾아봐도 CC를 추천하는 사람보다 말리는 사람이 많고, 다들 "사귀다 헤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CC를 꺼리는 경향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사랑이 어려워진 청춘들에게,
현직 CC인 에디터를 포함한 대학생 3명의 경험담을 통해
솔직하고도 현실적인, CC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출처 : NETFLIX <치얼업>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는"
3개월 차 캠퍼스 커플, 프랑스어학과 24학번 A양
어쩌다 CC가 되었나요?
단과대 학생회에서 알게 된 사이라 일하다 만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처음부터 서로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 일하면서 친해졌는데, 생각보다 성격도 잘 맞아서 공적인 인연을 사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학생회 업무 특성상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을 필수적으로 만났는데, 자주 보니까 점점 호감을 갖게 됐어요. 특히 방학 때 갔던 학생회 캠프가 만남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 겨울부터 사귀게 되었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CC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확실히 '캠퍼스 커플'인 만큼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저는 특히 좋아하는 만큼 다 표현하고 제 시간을 쓰는 성격이라 장거리 연애가 힘든 사람인데, CC는 학교 가는 날마다 얼굴이라도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같아요. 굳이 엄청난 데이트를 하지 않고 얼굴만 봐도 행복하지 않나요? ㅎㅎ 그래서 소소하게 남는 시간에 만나서 놀고 밥 먹고 공부하며 일상을 나누는 게 더 애틋하게 느껴져요. 특히 저희는 친구 같은 연애를 하고 있어서 CC의 장점과 더 잘 맞는 커플이라 생각합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CC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비밀 연애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기류가 보이면 사실 당사자들보다 주변인들이 먼저 알아채거든요. 그래서 때로는 불필요한 관심을 많이 받아 불편하기도 합니다. CC가 대체로 동아리나 학생회, 학회 같은 단체 활동에서 자주 생기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 집단에서 저희가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도 자연스레 줄어들어서 이 부분은 감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한테는 아직 해당 안 되는 부분이지만 만약 헤어지게 됐을 때 주변 사람들도 같이 어색해지는 게 CC의 비애 중 하나라고 봅니다.. ㅜㅜ 그렇지만 우리가 늘 최악을 생각하고 관계를 시작하는 건 아니니까요 !

마지막으로 CC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백 마디)
저도 이제 와서 보면 좋아하는 마음에 비해 연애를 쉽게 결정 내리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CC의 단점이었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나, 그동안 늘 연애라는 건 끝이 정해져 있는 관계라고 봤기 때문이에요. 시작도 하기 전에 그 끝이 두려워서 제 마음에 솔직하지 못했어요.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여러 가지 조건들을 따지다 보니 연애로 이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생각을 해봤어요.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정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가? 그럼 나는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건가? 이렇게 보면 또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결국 저는 상처받기 싫다는 마음 때문에 사랑의 시기를 놓치고 있는 거였어요.

그래서 저는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이 나이 대에만 할 수 있는 뜨거운 사랑을 해보자!"
"상처도 받아보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자!"
"나중에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험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 겪어보자!"

그렇게 제 마음에 솔직해졌고 결국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보니, 이 행복감이 지금까지 했던 걱정들을 압도하기에 다들 연애를 하는구나~ 하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CC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걱정은 접어두고, 본인들 마음에 솔직해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렇다고 너무 성급할 필요는 없답니다 ㅎㅎ)



출처 : NETFLIX <그해 우리는>
"설렘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250일 차 캠퍼스 커플, 경영학부 24학번 B군 
어쩌다 CC가 되었나요?
같은 과 같은 섹션이었고, 통학 동선이 꽤 겹쳐서 자연스럽게 자주 보게 됐어요. 그러던 중 그 친구가 소개팅을 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제 마음도 알게 되어서 그렇게 사귀게 되었습니다. 현재 250일 좀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별 탈 없이 잘 만나고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CC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모호하네요. 그 사람의 장점인지 CC 특유의 장점인지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만의 다소 개인적인 장점을 꼽아보자면, 유사한 세계관인 것 같습니다. 같은 과 사람들은 대체로 유사한 문제의식과 삶을 바라보는 기본 좌표계를 공유하는 특징이 있는데요. 저희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의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공통된 기반 위에 서서 다른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안정적이기도 하고 또 흥미로운 연애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CC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인간관계가 과도하게 겹친다는 점이에요. 가까운 지인부터 인사만 나누는 사람들까지, 관계들이 계속 겹치더라고요. 이 점은 어떤 사람에게는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분명한 단점인 것 같습니다. 불편하고 다소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 그러지 않아도 될 상황에 대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들이 종종 있습니다. 평소 유쾌하게 즐기던 자유로운 언행들도 어느 정도는 자제해야 합니다. 이제 제 평판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저 혼자만 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CC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그것도 연애의 한 형태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CC라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100개의 차이점이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런 고민은 생각보다 의미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출처 : NETFLIX <그해 우리는>
"서로의 계절을 모두 겪은"
2년 차 캠퍼스 커플, 경영학부 24학번 황시현 (에디터)
어쩌다 CC가 되었나요?
저는 현재 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분반의 동기와 2년 가까이 연애 중인 에디터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친한 친구로만 생각했어요. 함께 노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저희는 우정으로 가까워진 사이였습니다. 물론 저만요.ㅎㅎ

그 친구는 조금 달랐더라고요. 나중에 고백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인데, 이미 다 같이 친구가 된 상황에 모두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몇 번이고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했다고 들었어요. 그저 친구로만 생각했던 저로써는 갑작스러운 고백이었다면 당연히 거절했겠지만, 저를 신경 쓰게 만든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다 함께 떠난 여행에서 했던 '진실게임'이에요.. ^^; 그때 그 친구가 저에 대한 마음을 처음으로 드러냈는데,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그 이후로 한 달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지내게 됐는데, 그 기간 동안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요. 분명 좋아하는 건 아닌데,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지? 그 애가 다른 애인이 생긴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결국 그 친구가 본인의 마음을 정식으로 전하더라고요. CC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한 마음 때문에 며칠 동안 고민했지만, 결국 그의 진심을 믿고 시작한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본인이 생각하는 CC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1. 불필요한 집착이 줄어든다
CC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둘 다 학교를 다니는 이상 하루의 동선과 지인이 겹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있어요. 비록 계속 함께 있지 않더라도 서로가 어떤 수업을 듣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기 때문에 수시로 보고 형식의 연락을 할 필요도, 그것을 요구할 이유도 없답니다. 또한 서로의 남사친, 여사친도 소위 이미 잘 알고 있는, '검증된' 동기들이기 때문에 질투할 일도 거의 없었어요. 저희가 과, 분반까지 같은 CC여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질투와 집착을 싫어하는 저에겐 정말 좋은 장점이었어요.

2. 청춘의 한가운데에 서로가 있다는 것
CC들은 같은 캠퍼스를 오가고, 같이 MT를 가고, 함께 축제를 즐기고, 시험 기간을 버팁니다. 공강 시간에 같이 카페를 가기도 하고, 수업이 빨리 끝나면 불러서 같이 학식을 먹기도 해요. 이처럼 따로 약속을 잡지 않아도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서로의 친구와 일상을 자연스럽게 공유한다는 점에서 학교 밖 커플들과는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CC의 연애는 '데이트'보다 '일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서로가 일상에 스며들어 있더라고요. 가장 빛나는 청춘의 시기에 항상 서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 그것이 CC만의 특별함인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CC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위의 장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상대의 친구가 나의 친구고, 나의 친구가 상대의 친구인 게 안심되고 편하지만, 우리의 관계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면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잃게 되진 않을까.. 두려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서로의 일상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만큼, 다툼이 있거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에도 어쩔 수 없이 자주 만나게 된다는 점이 단점이기도 해요. 가끔 봐야 사이가 좋다는 말도 있잖아요? 너무 자주 만나다 보면 서로의 소중함을 잠시 잊게 되는 순간도 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작은 갈등을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학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갈등이 생기면 즉시 대화로 해결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봤을 때 계속 마주치게 되는 CC의 특성상 갈등을 회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CC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물론 지금은 걱정이 앞 설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저 또한 언젠가 이 관계가 끝난다면 잃게 될 것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잃을 것보다 얻은 게 훨씬 더 많기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저는 연애가 아닌 그 어떤 것이라도 전부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우리들이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안 해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거잖아요? 마음 가는 대로 사랑도 해보고, 아파도 보고, 실패도 해보는 것이 청춘 아닐까요? 그 과정에서 어떤 보물을 얻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출처 : 영화 <봄날은 간다>

각자의 사연으로 풀어낸 캠퍼스 커플들의 이야기가 
불확실함 속에 떨고 있는 청춘에게 도움과 위로가 되었길 바라며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이 후회 없는 사랑을 하기를 !!

#CC#대학#캠퍼스커플#연애#사랑#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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