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3월은 너의 거짓말
우리는 왜 괜히 바쁜 척을 할까
3월이 되면 우리는 유난히 바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정말 일정이 많아서라기보다, 바쁘다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학생에게 3월은 늘 '시작'의 얼굴을 하고 온다.
처음 캠퍼스를 밟는 새내기에게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지는 달이고,
이미 여러 번 3월을 겪어본 재학생에게는 익숙하지만 괜히 뒤처진 것 같아지는 시기다.
그리고 학교 밖에 있는 휴학생에게 3월은,
다시 흐름에 들어가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이 먼저 다가오는 달이다.
그리고 학교 밖에 있는 휴학생에게 3월은,
다시 흐름에 들어가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이 먼저 다가오는 달이다.
그래서 3월의 바쁨은 모두 다르다.
오렌지 씨의 3월 다이어리도 꽉꽉 채워질 예정이다.Q1. 3월에 제일 많이 하는 거짓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새내기 오렌지 씨 "밥 한번 먹자! 당장 약속 잡아!" 이 말이요. 저 캘린더 진짜 꽉꽉 차 있거든요. 근데 또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하기는 애매한 게, 실제로 다 가고 싶기는 해요.
재학생 NA 씨 스스로한테 하는 거짓말도 포함인가요? "개강하면 좀 나아지겠지"라는 말이요.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불안한 상태인데,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적응할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게 돼요. 근데 매년 비슷하게 그렇게 말하다가 어느 순간 그냥 학기가 흘러가 있더라고요.
휴학생 호경 씨 "나도 요즘 바쁘다"요. 실제로는 일정이 많은 건 아닌데, 괜히 그렇게 말해야 설명을 덜 해도 되는 느낌이라서요.
Q2. 3월의 바쁨에는 어떤 감정이 제일 많이 섞여 있다 느끼나요?
새내기 오렌지 씨 설렘과 기대 같아요! 바쁘다고 하면 여유가 없다는 뜻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뭐든 다 해볼 수 있는 시기잖아요. 지금 아니면 이런 바쁨을 다시 못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힘들어도 그냥 즐겁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재학생 NA 씨 조급함. 3월이 되면 다들 다시 뭔가를 시작하는 분위기라 저도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막상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가만히 있으면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휴학생 호경 씨 불안이죠. 바쁘지 않으면 뒤처져 있다는 느낌, 바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세상이니까요.
재학생 NA 씨의 하루가 끝나면 해는 벌써 지고 있다.Q3. 진짜로 바쁜가요, 바빠 보이고 싶은가요?
새내기 오렌지 씨 진짜로 바빠요. 해보고 싶었던 게 산더미이기도 하고, 뒷일 생각도 안 하고 저지르기는 제 전문이거든요. 일단 동아리랑 대외 활동 합격해서 OT도 했고요. 알바도 하고 있고요. 곧 새내기 배움터도 있어요. 요즘 거의 매일 밖에 있어서 부모님이 자꾸 뭐라고 하세요.
재학생 NA 씨 … 진짜 바쁜가? 잘 모르겠네요. 뭔가 하고 나면 하루가 지나있어서 진짜 바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생산적인 걸 한 건 아니라서요. 분주하기는 해요. 알바 갔다가 자격증 공부하고 곧 수강 신청이라 시간표 짜고 일정 조율하고… 그냥 하루가 분주하게 지나가요.
휴학생 호경 씨 바빠 보이고 싶은 게 더 큰 것 같아요. 휴학생이라고 하면 다들 그럼 이제 뭐 할 거냐고 묻거든요. 취준한다, 학원 다닌다, 계획은 많은데 아직 시작 전인 상태라서 더 그렇게 말하게 돼요.
Q4. 나에게 3월이란?
새내기 오렌지 씨 3월이 제 스무 살의 진정한 시작 같아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 같아서 너무 두근거려요.
재학생 NA 씨 그냥 특별할 것 없는 일상. 매번 겪어봤지만, 막상 시작하면 적응이 또 필요하겠죠?
휴학생 호경 씨 애매한 달이에요. 학교 안에도, 완전히 밖에도 있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요.
대학생이 3월의 대학생에게Q5. 나에게 3월을 이렇게 보내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하고 싶나요?
새내기 오렌지 씨 오렌지 파이팅!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체력 잘 챙기기! (웃음)
재학생 NA 씨 특별할 거 없다. 그냥 해왔던 대로 살아라~ 지금의 너도 충분하고, 이번 3월도 무탈하게 잘 보낼 거다.
휴학생 호경 씨 남들 속도에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은 준비 중인 시간이라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요.
결국 3월에 우리가 바쁘다고 말하는 이유는
설레서, 불안해서, 혹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이유로 우리는 모두 바쁜 상태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바쁨은
꼭 무언가를 성취하고 있어야만 성립되는 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조차
이미 하나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이미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3월을 꼭 잘 보내지 않아도 된다.
모든 시작이 속도를 요구하지는 않으니까.
바쁜 척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면,
그만큼 지금의 시간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속도로.
대학생의 3월은 그렇게 조금씩 흘러가고 있다.
#3월#새내기#재학생#휴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