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Back to 20**?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나고 싶은 대학생들에게
대학에 오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눈 깜짝할 새 3학년이 되었지만 ‘대2병’은 도무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취업을 위한 인턴, 인턴을 위한 대외 활동...
"스펙을 위한 스펙 쌓기 딜레마"에 빠져 불안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이토록 버거운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는 종종 소망 한다.
눈을 감았다 뜨면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 있고 싶다고.
그렇게 고민과 불안은 잠시 내려놓고, 달콤한 시간 여행을 떠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민아영 홍익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 학부 24
최인영 국민대학교 동아시아 국제학부 일본학 전공 24
chapter 1. 가장 행복했던 년도를 입력하면 출발합니다!
Q.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민아영 : 가장 돌아가고 싶은 한 해라면 2024년인 것 같아요. 먼저 24년엔 현역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 자체로 너무 기뻤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입시 스트레스로 정말 힘들었거든요. 특히 마지막 3학년 1년 동안은 몸도 마음도 지쳐서 하루하루 살아내기 급급했어요. 도저히 1년은 더 못하겠다 싶었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입시의 끝에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마주하고 나니 그동안의 고생을 다 보상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벅찬 마음으로 24년을 살았던 것 같아요.
최인영 : 저에게 가장 행복했던 한 해를 꼽자면 2022년이에요. 그때 저는 한 남자 아이돌 그룹을 좋아했는데요. 그룹명은 비밀입니다. (웃음) 2021년 말부터 코로나 집합 금지령이 풀리면서 2022년에는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어요. 그 해에 정말 열심히 콘서트와 시상식을 보러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가끔 제 인스타 스토리 하이라이트를 들어가 보고는 하는데 역시 처음 공연을 보러 다녔던 그 시절이 가장 그립네요.
Q.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야작 하던 날)
민아영 : 겨울에 야작 하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사진 속 친구의 옷차림을 보면 여름 밤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한겨울 맞습니다... 아주 춥고 힘들었던 기억이라 오래 오래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날 찍은 공연장의 모습)
최인영 : 에피소드라면 아까 말씀드린 아이돌 공식 인스타 계정에 저와 제 친구들이 올라갔던 날이 기억나요. 그때 저희 반 친한 친구들이 모두 같은 아이돌을 좋아해서 함께 콘서트를 보러 다녔거든요. 그 날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카메라를 들고 계신 분이 저희를 찍어가시더라고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긴 경험이었어요. 아, 너무 아이돌 얘기만 했나요? (웃음)
chapter 2. 그 때도 불안은 여전히 존재했다.
Q. 돌아보면 행복한 순간들만 있었을까요?
민아영 : 생각해보면 새로운 불안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자율 전공으로 입학해서 24년은 저에게 전공을 정하는 중요한 시기였어요. 여러 과의 수업을 들어야 하다 보니 6시간 연강을 들어야 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당장 수업을 따라가기도 버거운데 이곳에서 1년 안에 제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을 수 있을지 불안했어요.
최인영 : 그렇진 않았어요. 저는 당시에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심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장 몇 개월 뒤에 고3 이라는 사실과 그래도 아직은 조금 더 놀고 싶다는 욕구가 충돌하면서 불안과 일탈이 공존하던 나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Q. 그 속에서 불안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이 있다면?
민아영 : 그냥 할 일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원하시는 답변이 아닐 수도 있지만 거창한 방법은 없었어요. 또 저는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언제든지 다시 생기고 없어질 수 있는 감정이죠. 현재의 저도 여전히 고민을 가지고 사니까요.
최인영 : 그래서 저는 오히려 콘서트를 역으로 이용했어요. 콘서트를 보러 가기 전 날까지는 스스로 정해둔 공부량을 끝내기로 약속하고 꼭 지키려고 했어요. 전에는 공부에 속도가 붙지 않아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는데 오히려 동기부여가 생기니까 능률도 오르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불안감을 줄여나갔던 것 같아요.
chapter 3. 불안은 평생 우리를 따라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 현재 지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 있나요?
민아영 : 아무래도 취업통이죠. (웃음) 예체능 특성 상 넘을 수 없는 재능의 벽이 있어서 더욱 걱정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자취방과 본가를 오가면서 동기들과 작업하고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불안을 떨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인영 : 저는 올해 휴학을 결정했는데요. 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 휴학을 해보고 싶었어요. 대학생이라는 비교적 안전한 신분 안에서 마음껏 저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하지만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온전히 저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1년이라고 생각하니 막막하기도 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후회 없는 휴학 기간을 보낼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Q. 1년 뒤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민아영 : “지금 네가 하는 고민 그거 정말 별거 아니다. 그냥 잊어버려”
최인영 : “아직 휴학 시작이라니... 부럽네. 그리고 제발 지금부터 JLPT 공부 열심히 해서 걱정 좀 덜어줘”
에디터의 말 : 오늘을 남겨두기
에디터 본인이 가장 돌아가고 싶은 한 해는 2024년이다.
마찬가지로 재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대학 생활에 대한 설렘이 공존했던 1년이었다.
그 속에서 첫 아르바이트가 구해지지 않아 느꼈던 작은 불안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24년의 나와 26년 지금의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왜 유독 과거를 미화하고 그리워할까?
어쩌면 그 시간을 지나온 나 자신을 확인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결국 남는 건 힘들었던 시간 그 자체보다 그 속에서 버텨낸 ‘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날 또 예고 없이 불안이 찾아온다면 스스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불안해도 괜찮아. 결국 우리는 또 이겨낼 거고 언젠가 지금의 우리를 그리워하게 될 거니까.”
그렇기에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과 의미를 찾으며 그저 오늘을 남겨두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이다.
#불안#공감#타임슬립#대학생#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