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가는 교환학생, 안 가면 나만 손해일까?
“못할 게 뭐가 있어?”
이 문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는, 아마 대학생일 것이다. 대외활동, 공모전, 동아리, 알바.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해볼 수 있는 시기.
그래서 대학생의 시간은 늘 모순적이다. 뭘 해도 될 것 같아서 막연하고,선택지가 많아서 더 불안하다. 그런 대학생에게 ‘대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특권 중 하나가 있다. 바로 교환학생이다. 몇 달 동안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 여행도, 유학도 아닌 그 애매한 경계의 시간은 취업을 하고 나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취업을 앞둔 4학년, ‘지금 아니면 평생 못 해볼 것 같아서’ 독일로 떠났다. 돌이켜보면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교환학생은 무작정 떠난다고 다 좋은 경험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
그래서 이 글에서는 어떤 마음으로 떠났는지, 막상 살아보니 어땠는지, 그럼에도 다시 선택할 건지까지. ‘잘 다녀온 후기’ 말고, 진짜 다녀온 대학생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보려 한다.
취업을 앞둔 4학년, 왜 교환학생이었을까
교환학생을 고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지점이다. 4학년 1학기. 남들은 인턴, 자소서, 면접을 준비하는 시기다.
모두가 취준하기 바쁜 시기에 한 학기 해외로 나간다는 건 분명 남들보다 뒤처지는 선택을 하는 일이었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은 분명했다. 취업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 않을까. 취업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대학생 때만 가능한 경험은 지금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왜 독일이었고, 다시 선택해도 독일일까
독일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여행이었다. 유럽 한가운데라는 위치는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다. 어느 나라에 가든 이동이 편했고, 가격도 한국에서 가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위치가 좋다 보니 학기 중에도 여행을 다녔고 20개가 넘는 소도시를 여행하였다. 여행 측면에서는 어느 나라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 또 하나는 독일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영어 사용이 훨씬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번역기를 자주 돌려야 했는데 독일에서는 웬만해선 영어로 소통할 수 있어서 굳이 번역기를 틀 일이 없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독일을 선택할 것 같다.
교환학생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
나를 알아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늘 바빴다. 뭘 성취해야 할 것 같았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압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성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다양하게 도전해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언제 행복한지, 언제 힘든지를 처음으로 제대로 느끼게 됐다.

나 같은 경우에는 요리라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유럽은 외식 물가가 비싸서 자연스럽게 요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게 된다. 영양성분을 조절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법에 매료되면서 요즘은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단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기대와 달랐던 점, 가장 힘들었던 건
단연 언어였다. ‘가면 늘겠지’라는 생각으로 교환학생 직전에 오픽만 조금 준비하고 왔다. 학기가 끝나면 당연히 오픽 AL 받을 수 있는 실력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보니 조금씩 늘긴 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유창해질 거라는 기대는 버리는 게 맞다.
언어가 부족하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데 한계도 있었다. 괜히 말 거는 게 미안해지기도 하고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했다. 와서 실력을 늘리기에는 여행 다니고 다른 활동 참여하고 하다 보면 영어를 연습할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
스피킹과 리스닝은 꼭 준비하고 오길 추천한다.
그럼에도 교환학생, 추천할까?
갈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나는 무조건 하라고 말하고 싶다. 직장인이 되면 일주일 해외여행도 쉽지 않다.
몇 달 동안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은 정말 지금 아니면 하기 힘들다. 취업 스펙이 되지 않더라도 그 시간 안에서 배우는 건 분명 있다.

교환학생 간다고 주변에 말했을 때 대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주변 반응은 모두 똑같았다. '정말 부럽다.' 지나고 보니 이 말이 이해됐다.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은 지금 아니면 힘들고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교환학생을 하며 조심해야 할 것
외로움.
가족과 친구를 떠나 4개월 동안 혼자 살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차 때문에 연락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나 역시 비교적 독립적인 성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외로움 덕분에 독립심을 키울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인끼리 더 끈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외국인들과 어울리는 걸 추천하고 싶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값진 경험이 된다.
교환학생을 통해 배운 것
아직 연습 중이지만, 행복해지는 법이다.
한국에서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곧 행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여행 중 만난 한 호스텔 직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체크인을 하다가 노래를 부르고, 손님들과 수다를 떨며 일하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때 깨달았다. 행복은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사소한 순간에 있다는 걸.
지금은 하루 한 끼 제대로 요리해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무조건 추천'⭐⭐⭐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사람
교환학생은 말 그대로 경험의 잔치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오히려 해외생활이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도 추천⭐⭐
갈지 말지 고민 중인 사람
해외살이가 맞을지 궁금한 사람
경력 공백이 걱정되는 사람
교환학생의 한 학기는 시간 대비 밀도가 굉장히 높다. 한 학기 취업이 늦어지는 것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본 경험이 더 오래 남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