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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하는 사람 vs 바로 졸업하는 사람, 누가 더 불안할까?

자신만의 선택을 한 23학번 4명의 이야기
3월, 방학은 끝났다. 

두근거리는 개강을 맞은 새내기…였으면 좋았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익숙해진 캠퍼스를 잠시 떠나 쉬어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스트레이트로 달려 졸업을 향해 나아가야 할까. 휴학과 칼졸업 사이에서의 고민은 어느새 대학 생활의 일부가 됐다. 


칼졸업을 선택하자니, ‘대학생 때 쉬어보지, 언제 또 쉬어?’하는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렇다고 휴학을 하자니, ‘이대로 뒤처지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뒤따른다. 선택은 했지만, 그 선택이 맞는지 계속해서 되묻게 된다. 어쩌면 진짜 선택은 다음 학기로 미뤄둔 채 학기를 시작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오래된 질문, 휴학 vs 칼졸업. 


무턱대고 휴학 신청 버튼은 눌렀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평소처럼 개강을 맞았지만 괜히 불안해진 사람이라면 이 고민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미 이 질문에 각자의 답을 내린 네 명의 23학번을 만나 선택 이후의 불안에 대해 물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기 위한 휴학

김다임, 한국외국어대학교 FATI 전공 23학번


학교 마스코트 부와 함께 찍은 사진

휴학을 선택한 이유

교환학생 준비를 위해 휴학했다. 교환학생 지원에 필요한 자격증도 따고, 필요한 경비도 야금야금 모았다. 


한편으로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여러 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능숙한 편은 아니어서, 학교에 다닐 땐 학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길었다. 휴학을 통해 잠시 속도를 늦추고, 나에게 맞는 방향을 고민해 보고 싶었다. 


휴학이라는 선택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

없었다. 1학년 때부터 워낙 확고하게 휴학을 마음먹기도 했고, 주변에 휴학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불안하지는 않았다. 어릴 때부터 삶의 적절한 시기에 관한 강박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몇 살에 졸업해서 몇 살에는 취업을 해야지, 라든가 1~2년 늦으면 너무 뒤처지는 거 아닐까? 하는 강박이 없는 편이다. 


휴학과 칼졸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자 마음의 소리를 따르면 좋겠다. 

휴학도, 칼졸업도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가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소리는 그냥 무시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내린 결정이고, 책임도 우리가 지는 것이다. 본인의 주관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후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빠른 결과를 위한 칼졸업

정다은, 부산대학교 IT응용공학과 23학번


랩실에서의 모습

칼졸업을 선택한 이유

성격상 무언가를 선택해서 빠른 결과를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이라, 휴학하면서 내가 뭘 할지 찾기보다는 학교라는 현재 맡은 바를 충실히 끝내고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자 했다. 여기서 다음 단계는 취업이다. 


칼졸업이라는 선택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

불안하다는 건 사실 어떤 선택을 해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해도,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남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딱히 불안하지는 않은 것 같다. 


휴학과 칼졸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하고, 그 선택과 나를 믿는 게 좋겠다. 취업할 때 칼졸업을 한 사람에게는 왜 칼졸업을 했는지, 휴학을 한 사람에게는 왜 휴학을 했는지 당연히 물어볼 것이다. 그때는 그렇게 선택한 이유를 그대로 답하면 될 듯하다. 조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고민하고 불안해 봤자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거기서 따라오는 불안은 어쩔 수 없다. (웃음) 



버킷리스트 같았던 휴학

안수경,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23학번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

휴학을 선택한 이유

입학할 때부터 ‘휴학은 무조건 할 거다’라고 생각했다. 버킷리스트처럼. 졸업도 안 했는데 일시적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상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휴학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시점은 3학년 1학기였다. 2학년 때까지 학생회나 동아리를 여러 개 했었는데, 그렇다 보니 하나하나의 활동에 충실하지 못했고, 성적에도 마음에도 상처를 꽤 입었다. 게다가 3학년 1학기의 학기말쯤 되니 ‘이대로 한 학기 더 다니면 4학년이고, 그러면 완전 ‘취준 모드’가 되어야 하겠군… 눈 깜짝하면 졸업하겠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덜컥 겁이 났다. 모든 상황에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기에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꿈을 찾겠다는 명목으로 휴학계를 냈다. 


휴학이라는 선택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

휴학을 꼭 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휴학하는 것 자체는 불안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휴학을) 해도 되나?’하는 불안함은 좀 있었다. 나랑은 다르게 학교를 계속 다니기로 한 동기들도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도 있다. 휴학하기 직전에 들은 수업에서 교수님이 "나이 한두 살 차이가 생각보다 회사에서 크게 작용한다"라는 말씀을 하셨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지금 휴학하고 보내는 1년이 나중에 걸림돌이 될까, 하는 불안감이 좀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불안함은 더 커졌다. 교환 준비도, 꿈을 찾는 것도 휴학이 꼭 필요한 일은 아니었다는 걸 늦게 깨달았다. 꿈도 여전히 모르겠고, 꿈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내가 그려왔던 길과는 또 다르다. 그래도, 재학생 친구들에게 수강 신청이 뭐냐고 모르는 척하며 놀리는 거랑, 학사일정과 관계없이 아무 때나 놀러 다니는 게 재미있었다고 회고한다면, 내가 너무 베짱이처럼 보일까? (웃음) 


휴학과 칼졸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도 여전히 불안함과 고민이라는 폭풍 속에 있기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없지만, 휴학을 고른 사람으로서 휴학을 선택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 

학업을 잠시 멈추는 게 숨구멍이 되어줄 수 있는지는 본인의 각오에 달렸다. 만약 당신의 MBTI가 P라면, 스스로 루틴을 유지할 수단을 반드시 마련해 뒀으면 좋겠다. 또 휴학하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나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잦은 만큼 쉽게 우울해질 수도 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아르바이트나 동아리처럼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편도 준비해 두는 걸 추천한다. 



휴학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따라온 칼졸업

정지현,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3학번


전공책을 반납하는 모습

칼졸업을 선택한 이유

이미 N수를 한 상태라서 졸업이 늦춰지는 휴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진 않았다. 다른 친구들처럼 교환학생이나 인턴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었고,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휴학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휴학할 이유를 굳이 못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칼졸업을 해야겠다’라는 의무감보다는, 휴학을 선택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칼졸을 하게 된 느낌에 더 가깝다.


칼졸업이라는 선택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

오히려 4학년이 되니 예전처럼 ‘늦었다’라는 부담감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예전만큼 ‘몇 살에는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식의 생각으로부터 많이 벗어나게 되었다.

 

동시에 막상 마지막 학년이 되니 추억이 담긴 대학을 떠나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걱정은 분명히 있다. 동시에 이런 감정이 지금 시기에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라는 걸 알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큼 큰 불안이 되진 않는 것 같다. 


휴학과 칼졸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과 자신을 비교하기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고 그 기준으로 사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 시기는 누구나 불안하고, 방황하고,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스스로 납득하고 따를 수 있는 삶의 기준이 하나쯤 있다면, 이렇게 불안한 시기 또한 성장할 좋은 기회이자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말은, 남들보다 나 자신에게 제일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다들 그럴듯한 답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막상 자기 일이 되면 또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삶에는 정답이 없고, 나중에 돌아보면 이렇게 고민하던 시기가 오히려 가장 그리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보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모두 너무 걱정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화이팅! 




네 명의 23학번은 각자의 이유로 휴학과 칼졸업 사이에서 자신만의 선택을 했다. 불안도, 후회도 제각각 달랐지만 이들이 입을 모아 건네온 말은 같았다. 불안한 건 당연하고, 정답은 없다는 것.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말이기도 하다.


휴학이냐 칼졸업이냐, 누가 더 불안한지를 가르는 일 보다 중요한 건,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일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찾고, 그 속에서 자신을 단단히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어떤 선택도 이력서 속 공백이나 ‘경험 부족’ 같은 한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무엇일지라도, 지금의 선택을 해낸 우리에게 조금은 관대해져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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