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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난데, 여기 핫플이야. 줌에서 만나.

대학생들이 카메라 켜고 공부하는 이유
"줌공하자"
"오늘 줌 몇시"
"줌공 ㄱ"
"ㅈㄱ ㄱ"

이 말들은 지난 시험기간 동안 가장 많이 한 말 TOP3에 들 것 같다.


왜 굳이 친구들이랑 영상통화 하면서 공부하는 거야?
친구들이 전화를 받지 않아 짜증 내고 있는 나에게 엄마가 했던 말이다.
그러게, 왜 공부하면서까지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할까?

공부가 뭔데? 공부가 뭔지 알려주고 하라 그래야지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된 우리는 항상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는 7시에 어떻게 일어났지?"
"고등학교 때는 몇 시간씩 공부를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고등학교 때는 한 교실에 모여 공부했기에 친구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취방에 홀로 누워있는 나...
나 좀 일으켜줄 사람 없니..?


그래서일까? 우리는 다시 누군가와 함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비록 같은 교실은 아니지만, 화면 너머로라도 말이다.

카메라를 켜고 책상 앞에 앉아 각자의 공간에서 공부를 시작한다.

이게 바로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줌공’이다.

혼자면 미뤘을 공부를 누군가 보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시작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지금 화면 속 교실에 다시 모이고 있다.


대학생은 줌공 제도를 이용하도록



혼자 공부를 시작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조금의 유혹으로 금방 핸드폰을 잡게 되고, 책상 정리 같은 다른 일에 손이 간다. 실제로 나는 공부를 회피하기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하곤 했다... 어느 순간에는 그냥 침대에 눕고 싶어지고 오늘 공부는 여기까지다 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우리에게는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하다. 내가 공부하도록 압박을 가해줄, 동시에 나와 시험기간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 유튜브에서 '스터디윗미' 영상을 재생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 두 가지 측면에서 스터디윗미와 줌공은 차이점이 있다.

첫째, 스터디윗미 속 인물은 나를 감시해 주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약간의 '강제성'이다. 화면 속 인물은 열심히 공부하지만, 내가 집중하지 않더라도 바로잡아주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 나약한 대학생은 다시 핸드폰 속으로, 침대 속으로 들어가버릴 것이다.

둘째, 스터디윗미 속 인물은 너무 열심히 공부한다.
'공부한다며?', '이게 무슨 말이야?'라고 생각했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보자. 친구와 함께 카공 약속을 잡고 만났다. 카페에 도착해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가 책을 펴고, 에어팟을 끼고 공부를 시작한다면? 같이 집중하고 싶긴 하지만 '우리 조금만 떠들면 안될까..?'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올 것이다. 시험기간의 대학생은 대부분 수능처럼 열정적으로 달리지 않는다. 버티기의 싸움.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약간의' 강제성이다. 줌공은 이런 균형을 딱 맞춰준다. 친구가 내 화면 속에서 같이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나치게 열심히 달리지는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흐트러지지도 않게 만들어 준다. 서로의 존재가 작은 압력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셈이다.

와... 너 정말 **핵심**을 찔렀어


그렇다면 카메라를 켜고 공부할 때 더 성적이 올라갈까?
그건 아니다. 혼자 공부할 때보다 더 잘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은 없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장치가 된다. 혼자였으면 쉽게 생겼을 자기합리화, 예를 들어 ‘아 이따가 하면 되지’, ‘잠깐만 쉬었다가’ 같은 변명을 막아준다. 친구와 같은 시간, 같은 화면에서 버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책상 앞에서 버틸 수 있다. 또, 나 혼자 힘으로는 견디기 힘든 순간에도 같이 고통받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 웃으면서도 ‘나도 좀 더 해보자’라는 동기부여가 생긴다.


결국 줌공의 핵심은 공부를 더 잘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혼자였으면 포기했을 순간들을 조금 더 버티게 해주는 데 있다. 카메라를 켜고 친구와 같은 화면에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오래 앉아 있게 되고, 흐트러지던 습관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줌공은 혼자 공부하는 게 힘든 사람들에게 의지를 불어넣어 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놀기 신청.. 아니 줌공 신청하러 온거야~?



이 글을 읽고 줌공을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친구와 같은 시간, 같은 화면 속에서 함께 공부한다는 경험은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힘을 준다. 이 경험을 통해 '줌공'이라는 새로운 공부 방식을 터득함과 동시에 새로운 인간관계 발전 수단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은 후 지금까지 자신이 왜 줌공을 해왔는지 돌아보면, 단순히 공부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 같다. 혼자였다면 쉽게 포기했을 순간들을 버티고, 작은 강제성과 친구의 존재 덕분에 집중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줌공에서는 공부뿐 아니라 잠깐의 재미도 경험할 수 있다. 재미있는 필터를 씌우면서 놀거나, 웃긴 장면을 캡처하여 공유할 수 있다. 자신의 화면 배경 화면을 꾸미면서 쉬는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러한 작은 놀이 요소들은 공부 시간을 더 오래 버티게 해주고, 혼자 공부할 때보다 마음 편하게 시험기간을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대학생#시험기간#시험공부#줌공#스터디윗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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