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새학기에는 god생 말고 got생 살아볼래?
잘 보여지는 삶보다 내가 얻은 것으로 3월을 채워보자
정신없는 개강주
3월, 따스해진 기온과 함께 새로운 학기 시작으로 정신없는 분위기와 살짝 들뜬 새내기들, 괜스레 내 마음도 설레이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다 저마다의 이유로 바쁘고 활기차다. 개강을 했으니 개강주(酒)를 마시자며 다같이 모여 왁자지껄 떠들며 모임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한편 '새학기에는 달라지겠습니다.', '개강한 대학생, 개 강한 대학생' 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새벽 기상 혹은 스터디, 자격증, 대외활동 등을 인증하는 등 인스타 스토리와 피드는 모두 '잘 살고 있음'을 전시하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인스타그램에 갓생이라는 두 글자를 치면 수많은 계정과 게시물들이 뜬다. 이미 자신들의 노력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서울대생과 한의대생, 한의사들이 자신의 갓생 루틴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와 피드들을 보다 보면 묘한 허전함과 씁쓸함이 느껴진다. 나도 나름 잘 지내보려고 하는데 저들만큼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기분, 나도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아직 저들의 비해 한참 부족한 것 같은 불안. 정말 나는 부족하고 뒤쳐지고 있는 것인가? 내가 게으르고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일까? 갓생은 정말 재능있는 친구들만 살 수 있는 것이고 나의 속도는 현저히 느릴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에 무는 질문들은 괜스레 나를 더 주눅 들게 만들고 이 새벽을 더 고요하고 길게만 만든다.
우리는 잘 살아보이는 삶, 누구에게나 칭송 받는 삶을 god생이라 부르고 이를 추구한다. 즉 갓생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애쓰고 있다. 이러한 갓생의 기준에 충족되고자 정작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삶과 경험들을 무엇인지에 대한 사유와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 하루, 한 주, 한 달, 한 학기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을 공허한 시간들로만 가득 채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목표와 계획, 루틴으로 관리되지 않는 삶은 낭비되는 삶으로 느껴지고 마치 나 자신이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과연 그 시간들은 증명될 수 없는 시간들이었을까? 갓생이 아니었을까? 그 시간들 속에서 정말 난 얻은 것이 없을까? 나는 이번 학기만큼은, 적어도 3월만큼은! 작심삼월의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지, 무엇을 얻었는지로 가득 채우는 got생을 살아보고자 한다. 실패가 실패가 아닌, 나의 취향과 기준에 맞춰 이번 학기를 보내보는 것은 어떤가?
갓생은 어디서 왔는가?
갓생이라는 단어는 본래 성실함과 자기관리의 긍정적 언어로 시작했다. 신을 뜻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生이 합쳐진 신조어로 남들에게 귀감이 되는 바람직하고 부지런한 삶을 뜻한다. 이러한 갓생은 '더 나은 나'를 위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 갓생은 우리 삶에 깊은 뿌리를 박고 하나의 기본값이 되었다. 갓생이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기준이 되어 보여지는 삶이라는 울타리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고 있다. 이 울타리 속에서 우리는 사회적 분위기와 기준에 맞는 삶만 보여주려고 하며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점차 각자만의 개성을 잃어간다. 결국 이러한 삶은 우리를 공허한 빈 껍질로 이끌고 번아웃을 야기한다. 특히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고 또래와 갈등도 많이 겪으며 불확실한 미래와 진로라는 걱정거리를 앉고 있는 대학생에게 이 갓생은 더욱 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D에서 T로, 한 글자 차이로 달라지는 것들 : god생 ▶ got생
god생(완벽한 삶) 대신 got생(얻어가는 삶)을 택해보는 것은 어떤가? 결과로 증명하는 대신, 꼭 누구에게 칭송받는 삶이 아니라도 내가 내 기준에 따라 선택한 경험들을 쌓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도 좋지만 그보다는 나는 지금 무엇을 얻어가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보는 것이다. 남들이 고르는 여행지,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여행지가 아닌 내가 가고 싶어서, 하고 싶어서 하는 여행, 완벽하지 않더라도 외국인에게 말을 걸어 대화해보기, 스펙과 전혀 관련없지만 평소 배워보고 싶었던 것들을 배워보기, 아무 의미없이 보내던 공강 시간에 전시 관람하기 등이 있을 것이다.
요즘 청춘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한로로의 '0+0'의 가사처럼 "여름 코코아 겨울 수박도 혼나지 않는 파라다이스"를 추구해보는 것이다. 일반적인 남들과는 달라도 되고, 느려도 되며, 성과를 내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는 30대에 배우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다시 대학에 오기도 하며 누군가는 고작 22명이 공놀이를 하는 스포츠에 열광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시간이 지났을 때, 무엇을 느끼고 기억하게 될까?이다.
got생은 효율과 효과라는 수치를 조금 덜어 놓고 '낭만'이라는 요소를 조금씩 쌓아보는 일이다. 사회의 갓생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에 맞게 도전해보며 작은 실패와 수치화되지 않는 결과들이 쌓여 결국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 어떠한 내가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 부모님, 교수님 등 주변 사람들 그 누구도 이를 대신해줄 수 없다. 우리답게, 우리 삶을 살아보자. 나 자신이 기준이 되는 순간, 그 어떠한 것도 실패가 아니며 그 어떠한 것도 허투루 보낸 시간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Got생을 살고 있는 당신, 불안하지는 않으신가요?
출처 : 인스타그램 @bebe_the_ori- 한양대 전자공학과 16학번 유xx
Q : 10년만에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속에서 불안함은 없었나?
당연히 불안하였다. 친구들은 대학을 진작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하였을 때, 여러 도전을 하느라 10년 만에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근데 그때만 할 수 있는 도전들이 있고 그 도전들을 통한 성과를 얻어왔기에 나중에는 그렇게 불안하지 않았다.
Q. 그러한 도전, got생을 살게 한 계기 같은 것이 있었나? 또한 어떻게 꾸준히 그 삶을 유지해왔나?
앞선 질문에 말한 것처럼, 그 당시에만 할 수 있는 경험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 경험들은 크게 3가지 요소로 분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체력과 시간, 돈이다. 20대 때는 체력이 가장 넘치고 시간도 비교적 여유롭다. 이 2가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자 도전했던 것이 미국 자전거 횡단, 공군 국민 조종사 등의 성과로 찾아왔다. 체력 바탕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자 했던 것이 오히려 더 성과를 많이 냈던 것 같다. 도전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했는데, 그러한 준비들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GOT생을 살려고 하다 보니 저절로 GOD생을 살게 된 것 같다.
3월, 추천하는 GOT생 리스트
전공이 아닌 다른 수업 청강 해보기
핸드폰 꺼놓고 혼자 당일치기 여행 떠나기
나만의 에세이 써보기
평소 도전해보지 못한 운동이나 취미 배워보기
우리의 우정은 늘 과하고, 사랑엔 속수무책이고 좌절엔 뜨겁습니다. 불안과 한숨, 농담과 미소가 뒤섞여 제멋대로 모양을 냅니다. 우리는 아마도 지금 청춘의 한가운데 있나 봅니다.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중
출처 : 핀터레스트 대학생, 청춘의 한 가운데라고도 부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젊음과 청춘이라는 이 기회를 나답게, 마음껏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 적어도 이번 학기만큼은 그래보는 것은 어떤가? 개강 전, 내가 이번 학기에 얻고 싶은 것 하나를 적어보도록 하자. 그것이 실패로 남던, 자잘한 성공으로 남던 중요한 것은 경험이니까. 그렇다면 이번 학기의 우리는" got생을 살았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이니 흥청망청 우리의 청춘을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
#에세이#대학생#대학내일#청춘#갓생#진로#매거진#글쓰는20대#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