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러온 2016년 대학생이지 말입니다
해상도는 지금보다 조금 낮고, 색감은 어딘가 누렇다. 아이폰6로 찍은 듯한 셀카, 어색하게 각 잡힌 상반신 사진.
최근 SNS를 중심으로 ‘2016년 사진 올리기’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2016년은 직접 겪은 과거이기도, 유튜브와 웹드라마로 간접 체험한 시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2016년의 대학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아이폰6에 버건디 메이크업”
― 15학번 박세은이 보여주는 그 시절의 멋
아이폰6, 버건디 아이섀도, 오렌지 틴트.
15학번의 얼굴은 이렇게 기억된다.
출처: 유튜브 '사내뷰공업'사내뷰공업의 ‘박세은’은 15학번 대학생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직관적인 캐릭터다.
아이폰6로 셀카를 찍고, 머리는 고데기로 한 번 더 말았는지 계속 신경 쓰고, 수업 가기 전 고데기 코드를 뽑았는지 현관에서 다시 확인하는 자취생.
그 시절의 ‘예쁨’에는 공식이 있었다.
백현 서가대 무대를 보고 따라 했던 버건디 아이섀도, 쨍한 오렌지 틴트, 눈 밑은 괜히 더 강조하던 음영 메이크업.
꾸민 듯 안 꾸민 듯, 하지만 분명 지금과는 다른 멋이었다.
2016년 대학내일 표지가 만들어낸 첫사랑 이미지.
출처: 대학내일과하지 않은 메이크업, 자연스러운 분위기, 캠퍼스에서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것 같은 얼굴.
2016년의 대학생은 그렇게,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었다.
“대나무숲에 글 올렸어?”
― 에타 이전, 우리의 소통 창구
에타가 없던 시절, 우리는 대나무숲에 마음을 올렸다.
지금의 대학생에게 ‘에브리타임’이 있다면,
2016년의 대학생에게는 페이스북 ‘대나무숲’과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가 있었다.
익명으로 마음을 털어놓고, 이름 모를 학우에게 호감을 전하고, 억울한 일을 하소연하던 공간.
캠퍼스의 크고 작은 감정들이 그곳에 쌓였다.
에타처럼 빠르진 않았지만, 대신 더 느리고, 더 감정적이었다.
“OO과 파란 패딩 입은 남학생, 오늘 도서관에서 너무 잘생겼어요.”
이런 글 하나에 괜히 하루 종일 설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유치하지만, 그만큼 솔직했던 시절의 기록이다.
“연플리 보고 설레던 밤”
― 웹드라마와 대학생 콘텐츠의 시작
2016 캠퍼스 룩 키워드:
과잠 레이어드, 컨버스·백팩, 자연스러운 웨이브
시험 끝난 밤, 침대에 누워 연플리를 보며 캠퍼스 로맨스를 상상하던 시간들.
과잠 위에 셔츠를 레이어드한 스타일, 자연스럽게 묶은 머리, 꾸안꾸 캠퍼스 룩까지.
웹드라마는 대학생의 일상을 그대로 패션과 서사로 옮겨왔다.
대학생이 ‘소비자’에서 ‘주인공’이 되던 시기.
출처: 유튜브 '연고티비'연고티비를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영상으로 기록하는 대학생들이 등장했다.
지금의 대학생 크리에이터 문화는 그렇게 2016년에서 싹을 틔웠다.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
―플랫폼은 바뀌었지만, 설렘은 그대로다.

이제 진짜 대학생이 되어 강의실과 학생회관을 오간다.
플랫폼은 바뀌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아이폰6는 최신 기종으로.
하지만 새 학기 첫 수업의 어색함과 밥약을 잡기 위한 눈치 싸움,
서툰 사랑 앞에서 혼자 상처받는 마음은 여전히 같다.
2016년의 대학내일이 그 시절을 기록해왔다면,
지금의 대학내일은 오늘의 대학생을 남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2016년을 꺼내본다.
그때도 지금도, 대학생의 얼굴은 이어지고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