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그 나이엔, 원래 그렇대요
22살의 나와 22살 엄마의 대학 생활
1. “엄마도 나처럼 22살이었던 적이 있었다.”
22살이 된 요즘,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캠퍼스 안에 있으면 더욱 그렇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나름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고 다독이다가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의 나와 같은 나이였던 엄마는, 어떤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었을까. 나의 22살이 아직 가능성과 불안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면, 엄마의 22살은 이미 어른의 문턱 앞에 서 있을 것만 같다. 취업을 준비하고, 결혼을 고민하고, 앞으로의 삶의 출발선에 서 있을 것 같은 나이. 지금의 나와 달리, 방향이 분명한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따라붙는다. 내가 아직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느끼는 이 시기에, 엄마는 정말 어른 같은 22살을 살고 있었을까?
2. 같은 나이, 다른 하루
-22살 엄마의 하루
Q. 엄마의 대학 생활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강의 듣고 동아리방 가서 연습하고 놀고.”
엄마의 답은 짧았지만, 말 속에는 하루를 꽉 채워 살았던 모습이 담겨있었다. 강의를 듣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나와 다를 게 없는 대학생의 일상이었다.
Q. 대학 생활 동안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ex. 동아리, 학생 단체 등)
“풍물패 동아리랑 총학생회 활동을 했어. 학교 행사도 많았고, 농활이나 연합 활동도 자주 갔지.”
엄마의 22살은 풍물패 동아리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고등학생 때 우연히 본 집회에서, 대규모 풍물단을 이끌던 여자 상쇠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 풍물패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했다. 남자들이 상쇠를 하던 그 당시, 많은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지휘하던 여자 상쇠의 모습은 엄마를 동아리 회장까지 이끌었다. 풍물패 동아리 회장이 된 엄마에게 하루하루는 책임감으로 채워진 시간이었다.
Q.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건 무엇이었나요?
“동아리. 회장이니까 잘 이끌고 싶었어.”
그래서 쇠(꽹과리)를 잘 치는 게 꼭 이뤄야 할 목표였다고 했다. 엄마의 22살에게 중요한 것은 목표가 분명하고, 그것을 향해 움직이는 매일의 리듬이었다.
-22살 나의 하루
Q. 22살 지금 대학 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강의를 듣고, 동아리와 학생 단체 활동을 주로 한다. 끝나고 동기들과 놀기도 한다.”
내 답은 엄마와 닮았다. 하루가 강의로 시작되고, 여러 활동으로 채워진다.
Q. 대학 생활 동안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ex. 동아리, 학생 단체 등)
작년에는 영상 동아리 간부진, 잡지 동아리, 학과 유튜브팀, 입학전형알리미 활동을 했다. 지금은 학교 학생 리더십 역량 개발 프로그램과 교내 근로장학생 활동까지. 엄마의 대학 생활처럼 바쁘고 꽉 찬 하루다.
Q.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무엇인가요?
“학점을 잘 받는 것과 여러 활동들을 무사히 해내는 것이다.”
Q. 이 나이에 ‘이건 꼭 해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취업을 위한 준비.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같은 경험들은 꼭 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슷한 하루를 보내지만, 엄마가 하루의 중심에 하고 싶은 것을 두었다면 내 하루는 미래와 결과를 위한 준비로 꽉 차 있다. 같은 나이지만, 하루를 채우는 기준은 조금 달랐다.
3. 스물둘, 아직 미완성입니다.
-22살 엄마의 고민
Q. 22살 때,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졸업 후 취업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게 제일 큰 고민이었지.”
Q. 그 시절의 엄마는 스스로가 “잘 살고 있다”라고 느끼고 있었나요?
“아니.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몰라서 답답했어.”
그 대답을 듣는 순간, 괜히 안심됐다. 엄마도 그 나이에는 나만큼이나 확신 없이 고민하던 시간이 있었다.
Q. 그 당시에는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괜찮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생각했나요?
“부모 세대들이 말하는 것처럼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나이에 맞게 결혼해서 살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지.”
그 시대 어른 되기의 기준은 어느 정도의 사회적 역할과 기준이 중심이었다. 자신이 세운 기준보단 남들이 세운 기준이었고, 대부분이 말하는 ‘보통의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22살 나의 고민
Q. 22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졸업 후 취업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확신이 없고, 관련 경험도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Q. 나는 스스로가 “잘 살고 있다”라고 느끼나요?
“아직은 아니다.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Q.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괜찮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생각하나요?
“나를 잘 알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어른이 괜찮은 어른인 것 같다.”
엄마의 답변과 비교하면 나의 기준은 더 내면의 확신과 나다운 내가 되는 것에 닿아 있다.
4. 대학 생활이라는 이름의 시간
-22살 엄마에게 대학 생활은
Q. 22살의 엄마에게 ‘대학 생활’은 어떤 시기이자 의미였나요?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서, 처음으로 자유를 느꼈던 때.”
엄마에게 대학 생활은 짧아서 더 소중한 시간이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생각보다 세상은 넓다는 걸 알게 해준 시기였다. 취직하기엔 어문 계열보다 전문 대학 전산과가 더 낫다는 엄마의 외숙모 말에 가고 싶었던 어문 계열 대신 전문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생활이 길지 않았고, 그 아쉬움은 지금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된 이유가 되었다.
Q. 그 나이의 자신에게 지금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것저것 너무 재지 말고 책임지려고 하지 말고 좀 더 누려도 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시간이 너무 짧단다.”
그 말은 자연스럽게 지금의 나에게로 이어졌다.
-22살 나에게 대학 생활은
Q. 22살의 나에게 ‘대학 생활’은 어떤 시기이자 의미인가요?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나가기 전, 전공 지식과 관련된 일을 배워보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관계를 맺는 방법을 익히기도 한다. 동아리 활동과 학생 단체 활동을 하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에 끌리는지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혼자였다면 선뜻 시도하지 못했을 일들을 ‘대학생’이라는 이름 덕분에 해볼 수 있었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신분, 조금 서툴러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시기. 아직 많이 부족하고, 확신도 없지만, 어쩌면 나 역시 이 나이답게 살아가는 중일지 모른다.
5. 스물둘, 불안도 경험하는 중입니다.
시대는 달라도, 22살은 여전히 미완성의 나이다. 엄마도, 나도 각자의 불안 속에서 선택해 왔다.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엄마의 22살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됐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은 나이. 그 나이엔, 원래 그런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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