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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에 남긴 '3월'의 상태

: 개강 첫 달, 대학생들의 검색 기록

개강 첫 달 즉 '3월', 다들 이런 거 검색하지 않나요?


개강을 앞두고 휴대폰을 켜면 습관처럼 검색창부터 열게 됩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딱히 급한 정보가 있어서도 아닌데 그냥 궁금해서, 불안해서, 혹시 나만 이런 건가 싶어서....


주변 대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이건 특정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3월을 맞은 대학생들 대부분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개강 전날에 검색 기록 보니까 진짜 다 불안한 것들만 있더라고요.”
(21세, 경기대학교 경영학과 김O지)


개강 첫 달의 검색 기록을 돌아보면 그 안에는 정답을 찾기 위한 질문보다 
지금의 상태를 확인하려는 마음이 더 많이 담겨 있습니다.



"수강신청 이 조합 괜찮음?"

시간표를 몇 번이나 들여다봐도 확신이 들지 않는 질문입니다.
과제가 너무 몰리지는 않을지, 괜히 빡센 조합은 아닐지, 혹은 너무 느슨해서 한 학기를 허무하게 보내게 되지는 않을지
계속해서 불안해집니다...


“시간표 캡처해놓고 계속 에타에 올렸다 내렸다 했어요.”
(22세, 백석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선O주)

이 질문에는 #이미늦은것같음 이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시간표는 예쁘게보다 ‘살 수 있게’ 짜는 게 중요합니다.

ㄴ> 익명
연강이면 다음 수업 건물 거리 꼭 봐라
캠퍼스 끝에서 끝이면 10분 쉬는 시간에 진짜 뛰어야 함
생각보다 체력 빨리 빠짐

ㄴ> 익명
통학이면 9시 수업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게 좋음
특히 환승 많으면 하루 컨디션 바로 갈림

ㄴ> 익명
공강 너무 애매하면 더 피곤함
2~3시간 비면 그냥 애매하게 하루 길어짐

ㄴ> 익명
시간표 볼 때 과제 몰리는지도 같이 봐야 함
팀플 겹치면 학기 중에 진짜 힘들어짐


지금 불안하다는 건
그만큼 이 학기를 진지하게 시작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간표는 살아보면서 자기한테 맞게 익숙해지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친구는 어떻게 사귀지?"

아마 가장 솔직하지만
가장 검색하기 망설여지는 질문일 겁니다.

OT는 지나갔고,
주변을 보면 이미 무리가 생긴 것처럼 보여
괜히 혼자만 뒤처진 기분이 듭니다...


“다들 아는 사이처럼 보여서 혼자 밥 먹으러 가는 게 괜히 눈치 보였어요.” 
(22세,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이O민)

그래서 이 질문에는 #혼자도괜찮은데… 라는 말이 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관계가 시작되는 순간은
대부분 이런 식입니다.

ㄴ> 익명
팀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짐
처음엔 과제 얘기만 하다가
회의 끝나고 잡담부터 늘어나는 경우 많음
연락처 트는 것도 부담 적음

ㄴ> 익명
동아리는 관심 있는 거 하나만 해도 충분함
같은 활동 계속 하다 보면
굳이 노력 안 해도 얼굴 트게 됨

ㄴ> 익명
같은 수업 계속 겹치면
앞자리 앉다 인사부터 시작하게 됨
조별 발표 한 번 같이 하면 말 트이더라


대부분의 친구는
개강 첫날이 아니라
이런 작은 반복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개강 첫 날 옷 뭐 입지?"

괜히 튀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대충 입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힘을 준 티가 나는 것도 부담스러운 날....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옷’보다 ‘시선’을 더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괜히 힘준 것처럼 보이는 건 싫고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입은 것 같아 보이는 것도 싫었어요.”
(20세,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최O희)

이 질문은 그래서 #편한데_무난한게_뭔데 라는 상태로 읽힙니다.

기준을 ‘잘 입은 옷’이 아니라
‘하루 종일 신경 쓰이지 않는 옷’으로 두는 것
입니다.

ㄴ> 익명
상의는 셔츠나 니트, 맨투맨 정도면 충분함
캠퍼스에 제일 많이 보이는 조합이라 무난함

ㄴ> 익명
하의는 청바지나 슬랙스 추천
앉았다 일어나도 불편한 건 하루 종일 신경 쓰임

ㄴ> 익명
봄엔 가디건이나 얇은 자켓 하나 있으면 좋음
강의실이랑 밖 온도 차 은근 큼

ㄴ> 익명
캠퍼스 언덕 많아서
신발은 그냥 편한 운동화가 최고임
발 아프면 그날 일정 다 망함

ㄴ> 익명
색은 블랙·네이비·그레이·아이보리 쪽이 제일 안전함
튀는 색은 나중에 입어도 됨

ㄴ> 익명
포인트 주고 싶으면
가방이나 액세서리 하나 정도만 추천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옷을 오래 기억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자기 자신을 신경 쓰느라 바쁩니다.



첫 달의 검색은, 불안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개강 첫 달에 남긴 검색어들은 그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습니다.
누구나 비슷한 걸 검색하고, 비슷한 걸 걱정하고, 비슷한 속도로 적응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첫 달은 원래
조금 어설퍼도 되는 시간입니다.


이 글을 읽고
“아,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그렇게 느꼈다면
이미 3월은 잘 시작한 겁니다.


에디터: 전애린 
사진 출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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