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너랑 사귀기엔... 뭔가...뭔가임
젠지러브 특: '스웨그 갭' 맞아야 함
야, 오늘 너 꾸밈정도 몇 임?
여자들끼리 만남 전 필수 질문입니다.
왜 하는 걸까요?
'꾸밈 정도'라는 신조어의 시작.SNS에서는 '만났는데 나만 너무 꾸꾸거나 추레하면 부끄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난 '러시아 일진'처럼 입고 나왔는데 친구가 '독기룩'을 입으면 서로 민망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여대 한장 요약'이라며 서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여자들끼리는 약속이 있기 전, 서로의 꾸밈 정도를 묻는 질문이 자연스러운데요,
이게 남녀관계로 들어오면 말이 좀 달라집니다.
1. 남녀 관계에서의 꾸밈 정도
에타 고민 게시판에 올라온 익명의 사연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옷 못 입는 남친 어떡하죠?"라는 고민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 이거 말해주기도 민망하고..그냥 좀 알아서 잘 입으면 안되나?내가 그것까지 챙겨줘야하나?
하는 고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쩌면 직접 느끼셨을 수도 있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헤어지고 난 다음 하는 말,
"다음엔 옷 잘 입는 '느좋남' 만날래"
(난 성수동 스타일. 너는? 홍대?)
2. 전세계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이런 고민. 전세계적으로 20대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현상은 바로
"스웨그 갭(Swag Gap)"
후드티·크록스 차림의 저스틴 비버(우)와 드레스 차림의 헤일리 비버(좌)"스웨그 갭"은 이러합니다.
- 정의: 커플 중 한 명의 꾸밈 정도나 스타일이 다른 한 명에 비해 현저히 높거나 낮은 상태
- 탄생: 틱톡커 'itsalmondmilkhunni'가 드레스 차림의 헤일리 비버와 후드티·크록스 차림의 저스틴 비버 사진을 비교하며 유행 시작.
그야말로 ‘스타일이 안 맞는‘ ‘결이 다른’ 등 추상적으로 표현되던 커플들을 일컫는 신조어가 자체가 탄생한 것이죠. 단순한 패션 가십을 넘어, 최근 SNS에서는 이별의 이유가 되기도 해 논란입니다.
외신들도 주목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스웨그 갭은 두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를 의미합니다.쉽게 말해 '나는 파티에 어울리는 차림인데, 내 파트너는 재택근무를 하는 날처럼 입고 나온' 상황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스타일 불일치는 누군가 상처받기 전에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강력한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구글 트렌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스웨그 갭(swag gap)’ 검색량은 9월에서 10월 사이 100% 급증했습니다. 패션 메거진 데이즈드는 틱톡에서도 스웨그 갭에 대한 콘텐츠가 넘쳐난다며, 이런 관계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야 할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3. 스웨그 갭, 그거 맞아?
그런데
말이 좋아 스웨그 갭이지,
그냥 겉모습 본다는 소리 아닌가요?
사랑이 그래도 되나요.

스웨그 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분명합니다.
스웨그 갭 콘텐츠 중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유튜버 Coolea's cave의 쿨리아는 "스웨그 갭이 중요해진 건 결국 SNS 때문이라며, SNS에 올려도 부끄럽지 않은 상대인지를 평가하면서 상대를 트로피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4. 20대는 패션에서 내면이 보인다.
이런 스웨그 갭, 어떻게 보면 20대에게 가장 민감한 주제입니다.
과거의 모나미룩, 노페족 등 획일화된 패션 시대에서 벗어나
모리걸 코어, Y2K 코어, 일녀 코어, 그래놀라걸 코어 등 여러 '코어'들로 패션이 세분화된 요즘,
20대에겐 상대가 꾸몄는지의 여부를 넘어서 내 코어와 어울리는 지도 중요해졌습니다.
스웨그 갭 현상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대학생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너드남'이라고 해서 소개팅에 나갔는데,진짜 소개팅에 편하게 나온 차림이라 실망한 적 있어요.김지윤(22살, 대학생)
이 말을 살펴보면, 스웨그 갭은 어쩌면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TPO"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죠.
주선자는 나름대로 '너드남'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서로가 이해했던 '꾸밈 정도'가 달랐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개팅이라면 나름 자신의 매력을 나타낼 수 있는 차림으로 나왔을텐데,
그럼에도 편하게 나온 차림이 상대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겉모습에서 기대했던 '바이브'가 깨지는 순간,
상대의 내면을 알기 전에 미리 판단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현상을 대변합니다.
데이트 할 때 남녀 차이그러니까,
"난 이 데이트를 위해 몇 시간을 꾸미고 정성을 들였는데, 넌 대충 나왔네?"라는 겁니다.
그냥 옷을 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스타일링할지 고민하는 것도 상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라본다는 뜻.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20대에게 패션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할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다닐 나'를 위해 시간을 들였는지를 확인할 수단으로 패션을 따지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패션은 어느새 만남에 쏟는 정성을 측정하는 척도가 됐습니다.
세분화된 패션 취향을 통해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상대의 꾸밈 정도와 TPO 센스로 '나에 대한 존중'을 헤아린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5. 연애 기피 세대에게 ‘스웨그 갭’이란
지난해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4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7%가 ‘현재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 응답자 중 29.8%, 3명 중 1명은 연애 경험조차 없다고 밝혀,
기존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가치관을 보여줬습니다.
스웨그 갭이 없는 커플로 유명한 남영서&나현웅 커플작은 호감으로 시작해 연애하기엔 시간도, 돈도, 마음의 여유도 부족해졌습니다.
한 사람을 만나는 데에 드는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어,
한 사람을 만나도
나와 취향이 잘 맞고,
나에게 충분한 정성을 들이고,
TPO를 맞추는 센스가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이 20대들에게 '스웨그 갭'이라는 말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요?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느냐‘는 비판에,
20대는 겉모습을 통해 내면을 확인할 수 있다고 답합니다.
연애할 상대의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는 요즘,
스웨그 갭은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효율적인 연애전략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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