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낭만도 과제가 되는 순간
찾지 않아도 주변에 있는 낭만
3월이 끝나갈 때면,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면 캠퍼스에는 벚꽃이 필테니까
분명히 예쁜데, 대학생에게 벚꽃은 마냥 설레는 풍경은 아니다.
개강 한 달 차.
슬슬 중간고사 공지가 올라오고,
과제 일정도 하나둘 겹쳐온다.
'지금 놀아도 되나?'
'다들 뭐라도 하는 것 같은데 나만 멈춰 있는 건 아닐까?'
벚꽃은 잠깐인데,
그 짧은 시간마저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벚꽃은 '이벤트'가 아니라 '배경'이면 좋겠다
어디가 제일 예쁜지,
어디를 가야 사진이 잘 나오는지.
하지만 대학생의 봄은
시간이 따로 떼어내야만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아니다.
수업 가는 길에,
공강 사이에,
집으로 돌아오는 캠퍼스 옆 골목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도 되는 풍경이면 충분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은, 학교 근처 벚꽃
캠퍼스 주변의 벚꽃은
'보러 가야 하는 장소'라기보다
'지나가도 되는 풍경'에 가깝다.
서울의 이화여대 캠퍼스 길,
관악 순환로를 따라 이어지는 서울대 벚꽃,
서울숲과 연결된 한양대 주변,
경북대 북문 일대나 부산대 장전동 캠퍼스처럼
이미 학교 생활의 동선 안에 있는 벚꽃들,
굳이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굳이 사진을 남기지 않아도
그날의 기억으로 충분한 공간들이다.
벚꽃 아래에서 꼭 뭔가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벚꽃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어폰을 끼고
플레이리스트 하나를 끝까지 듣거나,
친구랑 앉아서
“요즘 제일 하기 싫은 거” 하나씩 말해보거나,
혼자 잠깐 멈춰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10분을 가지는 것.
이 정도면 충분하다.
대학생의 봄은 원래 그렇게 바쁘고,
그만큼 잠깐의 여유가 귀하다.
벚꽃이 중간고사처럼 느껴질 때
벚꽃이 피는 시기가
괜히 부담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이상한 감정이 아니다.
이 시기의 대학생 대부분은
비슷한 속도로 불안해하고,
비슷한 고민을 안고 봄을 지나간다.
이번 봄은, 이렇게 지나가도 괜찮다
어디를 가지 않아도,
무언가를 남기지 않아도,
완벽하게 즐기지 않아도.
벚꽃은 매년 피고,
대학생의 봄도 매년 비슷하게 바쁘다.
그래도
큰 용기를 내 어디를 가지 않아도,
학교 주변에도 봄이라는 청춘이
누군가는 돌아가고 싶은 청춘에
당신이 서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즐겼음 좋겠다
이번 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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