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나는 왜 두 길을 걷고 있을까?
시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는 3인의 이야기
“마음 한편을 비워두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시각디자인은 저에게 실패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어느 분야든 새로운 학문을 배우기 위해서는 일정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어국문학과, 프랑스어학과, 도예학과인 우리는 어쩌다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하게 되었을까요? 복전뿐 아니라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정하고 싶은 당신에게,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국어국문학과 X 시각디자인학과 (허정인)1. 시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아이러니하게도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자마자 들어간 출판학회 덕분이었어요. 출판 편집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2년 동안 학회에서 문예지 디자인부터 출판까지 전반적인 일을 맡았습니다. 학회 활동을 통해 책을 주제뿐 아니라 활자 크기, 글줄 길이, 자간 같은 시각적 요소로도 바라보게 되었어요.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고민 끝에 3학년 1학기에 시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게 되었습니다.
2.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면서 생각보다 어려웠거나 스스로 의심하게 됐던 순간이 있었나요?
: 복수전공을 시작한 학기에 유독 크게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수업 방식과 접근법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국어국문학과 수업은 보통 교수님의 이론 강의로 이루어집니다. 이미지와 텍스트 중에서는 텍스트에, 형태와 의미 중에서는 의미에 더 중점을 둡니다. 반면 시각디자인 수업에서는 프로그램 툴을 배우고, 작업 주제를 정해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했어요. 처음에는 이런 수업 방식이 낯설게 느껴졌어요. 곧 본전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두 전공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3. 그러한 순간을 다스리거나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 새싹의 마인드 가지기. 실기 위주의 시각디자인 수업을 듣다 보면 따끔하고 뜨끔한 순간이 많습니다. 어떻게 같은 시간 동안 이런 생각을 했지? 하지만 그 감정이 싫지 않았어요. ‘실력이 부족한 건 맞잖아. 이번 학기 동안 채워 가면 되지. 그럼 된 거야.’ 수업을 들을 때마다 무럭무럭 자라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합평 시간에는 제 작업뿐 아니라 다른 학우들의 작업도 유심히 보며 배울 점을 찾았습니다. 프로그램 툴을 배우거나 과제를 하며 막막할 때도 많았지만, 새싹처럼 차근차근 배워가면 된다는 마인드를 다시금 되새겼어요. 부족하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수업에 임했고, 그 결과 복수전공을 시작한 첫 학기보다 다음 학기에는 학점과 작업의 퀄리티 모두에서 성장을 느낄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4. 시각디자인 수업을 들으면서 나에게 생긴 변화가 있나요?
: 지난 학기에 들었던 타이포그래피 수업에서 그 변화를 실감했어요. 국어국문학과 수업에서 배웠던 처용가와 처용무의 개념, 이론을 레터링 작업에 담고자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배운 것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복수전공을 하면서부터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전공 수업의 필기 자료와 논문, 그리고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님의 피드백 사이를 오가며 작업했어요. 그 과정이 즐겁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글에 머물러 있던 생각이 디자인의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나’의 언어와 세계가 차츰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 지금의 나에게 ‘시각디자인’은 어떤 의미인가요?
: 현재 저에게 시각디자인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언어입니다. 국어국문학과에서 의미를 읽고 해석하는 법을 배웠다면, 시각디자인은 그 의미를 어떻게 보이게 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묻게 합니다. 본전공에서 쌓아온 이론과 시각디자인 수업이 만나는 지점에서 저만의 시선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6. 새 학기를 맞아 복수전공을 고민 중인 사람에게 경험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저는 숲이 아닌 나무 한 그루에 자주 사로잡히곤 합니다. 정답도 끝도 없는 예술과 디자인의 세계를 동경하면서도 누구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당장 눈에 보이는 학점이나 작업물에 일희일비했고요. 복수전공을 처음 시작한 학기에는 그런 생각이 쌓여 어느새 무거운 모래주머니가 되었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두려웠습니다.
시각디자인 수업에서 만난 학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길이 서로를 앞서는 경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꿈을 키워 가면 된다는 걸요. 마음 한편을 비워두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왜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고 끝까지 붙잡고 싶은지 스스로 묻게 되었어요. 복수전공을 망설이고 있나요? 훌쩍 돌아가도 느려도 괜찮으니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도 충분하다는, 작은 용기를 건네고 싶습니다.
프랑스어학과 X 시각디자인학과 (김혜원)1. 시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저의 경우 고등학교 때 미대 입시를 고민하다가, 결국 공부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 케이스였습니다. 다만 당시에도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계속 남아 있었기 때문에, 대학생활 초반부터 시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면서 생각보다 어려웠거나 스스로 의심하게 됐던 순간이 있었나요?
: 복수전공이더라도 1학년 전공기초 과목부터 수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복수전공 첫 학기에 1학년 전공기초 과목인 ‘디지털디자인’을 수강하면서 예상과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기본 툴을 다루는 수업이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디자인 툴을 배워온 상태였고, 그 점이 다소 당황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에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여러 번 복습하며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하려 노력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3. 그러한 순간을 다스리거나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 디자인을 하다 보면 저보다 뛰어난 감각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마주하는 일이 매우 흔합니다. 저는 그런 순간마다 단기간에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대신 남들보다 한 발자국 더 성실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과제 마감기한보다 미리 작업을 끝내고 여러 차례 수정하거나, 마감 전에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추가로 피드백을 받을 기회를 얻는 식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끈기있고 성실한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를 많이 다스렸던 것 같습니다.
4. 시각디자인 수업을 들으면서 나에게 생긴 변화가 있나요?
: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하기 이전에는 과제물이 제 기준에서 완벽하다고 느껴지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각디자인 전공 수업을 들으며 매주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과제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미완성이었던 작업들이 점차 발전해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무언가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디자인은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되는 작업이라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더 나은 시각적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타인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무언가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디자인은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되는 작업이라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더 나은 시각적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타인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5. 지금의 나에게 ‘시각디자인’은 어떤 의미인가요?
: 지금의 저에게 시각디자인은 저를 보다 능동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준 학문입니다. 시각디자인은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작업 과정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전제로 합니다. 초반에는 제가 만든 결과물이 반드시 타인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제 성향과 맞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공 수업을 거치며 제가 먼저 의견을 묻고 피드백을 요청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시각디자인은 20대 초반의 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준 의미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6. 새 학기를 맞아 복수전공을 고민 중인 사람에게 경험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시각디자인 복수전공을 고민하고 있는 학우분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강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비전공자에서 복수전공을 시작한 입장으로서, 주변으로부터 따라가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이미 그 분야를 전공해온 사람들과 함께 배우기 위해서는 일정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 입학 당시부터 졸업 이후에도 실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움을 얻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이러한 점에서 시각디자인 전공 수업이 제 기대를 많이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교수님들께서 현장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용되는지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시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우선 수강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도예학과 X 시각디자인학과 (김현성)1. 시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제가 시각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경희대학교 도예학과 전공기초 수업인 ‘디지털 드로잉’ 수업이었습니다. 어도비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처음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첫 수업 당시에는 주변 친구들에 비해 많이 뒤처진 것 같아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가고, 이해되지 않는 기능은 직접 찾아보며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 점점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는 것이 눈에 띄게 느껴졌고, 어느 순간부터 과제를 즐기며 작업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배운 내용을 실제로 활용해보고 싶어 총학생회의 디자인·미디어국원으로 활동하며 카드뉴스, 현수막, 굿즈 등 다양한 시각물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부족함과 실수도 있었지만, 시각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국원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실무적인 디자인 역량을 더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특히 제가 제작한 작업물들이 실제 행사에 사용되고, 많은 학생들이 이를 접하는 경험이 매우 뿌듯하고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이러한 경험을 통해 시각디자인을 단순한 관심을 넘어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전공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시각디자인학과의 이론과 실제 작품 제작 수업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역량을 갖춰 제 진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복수전공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면서 생각보다 어려웠거나 스스로 의심하게 됐던 순간이 있었나요?
: 원래 컴퓨터를 다루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던 편이라, 시각디자인 전공 수업을 본격적으로 들으면서 디지털 툴을 빠르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능 자체도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특히 작업 속도, 단축키 활용, 파일 관리처럼 기본적이지만 실무와 직결되는 부분에서 주변 시각디자인 전공자들과의 차이를 크게 체감했습니다. 같은 과제를 두고도 저는 하나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결과물을 완성한 뒤에도 ‘이 방식이 맞는지’, ‘이 퀄리티로 괜찮은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과연 이 전공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관심만으로 선택한 건 아닐까’라는 고민이 들며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3. 그러한 순간을 다스리거나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 이러한 고민을 다스리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본전공인 도예학과와 시각디자인학과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 자체였습니다. 시각디자인 수업에서 디지털 작업에 대한 부담이 커질 때에는 도예 작업에 집중하며 손으로 재료를 만지고 형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반대로 도예 작업이 감각적으로 막히거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시각디자인 작업을 하며 생각을 환기시켰습니다.
두 전공은 매체와 방식은 다르지만, 형태를 고민하고 시각적으로 전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특히 총학생회 디자인·미디어국에서 디자인 실무를 경험하며, 디자인을 완벽하게 이해한 뒤 시작하기보다 필요한 순간에 배우며 적용해 나가는 방식이 저에게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의심보다는 ‘지금은 배우는 과정에 있다’는 관점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한 가지 분야에서의 어려움을 실패로 받아들이기보다, 다른 전공과의 균형 속에서 조절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복수전공은 저에게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학업을 오래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고, 두 전공 모두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4. 시각디자인 수업을 들으면서 나에게 생긴 변화가 있나요?(생각, 습관, 진로, 본전공에 대한 시선 등)
시각디자인 수업을 듣기 전까지 저는 전시 포스터나 상품 패키지, 책 표지와 같은 시각물들을 주로 결과 중심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눈에 띈다’, ‘예쁘다’, ‘별로다’ 정도의 감상에서 그쳤다면, 시각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에는 모든 디자인 작업물을 과정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습니다. 하나의 포스터를 보더라도 글자 크기와 배치, 색의 선택, 이미지의 비중 등을 보며 ‘이 선택을 하기까지 디자이너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 자연스럽게 비판적 사고 습관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음에 드는 지점에서는 왜 좋은지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고, 아쉬운 부분이 보일 때에는 ‘나라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을까’를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디자인을 감각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수많은 선택과 판단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그만큼 디자이너의 노동과 고민에 대한 존중도 커졌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본전공인 도예 작업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형태를 만들고 유약과 색을 선택할 때 단순히 제 취향이나 감각에 의존하기보다, 이 작업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보는 사람에게 어떻게 인식될지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도예와 시각디자인이라는 서로 다른 전공을 경험하며, 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의 만족’에서 ‘보는 사람과의 소통’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는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5. 지금의 나에게 ‘시각디자인’은 어떤 의미인가요?
: 지금의 저에게 시각디자인은 도예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심축입니다. 하나의 전공만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압박이나 불안이 있을 때, 시각디자인은 저에게 다른 방식의 몰입과 성취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물성을 다루는 도예 작업에서 감각적으로 막히는 순간에도, 시각디자인 작업을 통해 사고방식을 전환하며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각디자인은 저에게 실패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수정과 보완이 자연스러운 디자인 작업 과정을 경험하며, 완성도에 대한 집착보다는 과정을 통해 발전하는 태도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는 도예 작업에서도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시각디자인은 단순히 또 하나의 전공이 아니라, 제 작업과 진로 전반을 지탱해 주는 심리적·사고적 안전지대이자,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장해 주는 중요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6. 새 학기를 맞아 복수전공을 고민 중인 사람에게 경험자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복수전공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저는 주저 없이 경험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복수전공은 시간과 에너지 면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이지만, 하지 않아서 생기는 후회는 해보고 나서의 후회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시작하기 전에는 ‘과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지만, 실제로 부딪혀 보며 얻은 경험과 시야는 예상보다 훨씬 값진 것이었습니다. 설령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사고방식과 기술,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는 분명히 남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진로가 한 방향으로만 정해지지 않는 시대에는, 복수전공을 통해 쌓은 경험이 언제든 다른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복수전공은 자신의 가능성을 미리 단정 짓지 않고, 스스로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저는 그 기회를 선택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더 일찍 도전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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