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불안이 대학생, 독일에서 어떻게 지냈냐고요?

어디로 갈지 몰라서 어디든 갈 수 있었던 낭만 교환학생


내가 다녀온 '교환학생'은✈️

  • 국가/도시: 독일 / 라이프치히
  • 대학교: 라이프치히 대학교 (Universität Leipzig)
  • 기간: 2025.03. ~ 2025.08
  • 거주 형태: 기숙사
  • 총 지출 비용: 약 1300만원
  • 추천 점수:  4.5 / 5.0



교환학생을 떠날 때, 나는 어떤 사람 🙋

  • 대학/전공: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통번역학과 (글로벌)
  • 학년/학번: 3학년 1학기 / 23학번
  • 학점:  4.29 /4.5
  • 어학 점수: FLEX 독일어 600점대 
    • (토익 점수는 비자 받을 때만 사용하고 교환학생 지원 절차에서는 제출하지 않았어요)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



     전공으로 독일어를 배우다 보니, 언젠가는 책 속의 독일이 아니라 실제 독일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경험한다면, 여행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학교 제도를 이용해서 교환학생에 대한 나름의 로망도 있었던 것 같아요.

     영어보다는 독일어 실력을 늘리고 싶었기 때문에 비교적 선택이 쉬웠습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주요 국가로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가 있는데 외대는 독일 대학 선택지가 가장 많았어요. 교환학생 관련 정보가 많고, 럽의 중심에 위치해있어 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비교적 물가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장점도 있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독일 동쪽에 있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 ‘라이프치히 (Leipzig)’에서 지냈답니다. 수도 베를린에서 기차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내가 지원한 우리 학교 교환학생 제도는 🏫 



✅ 나만의 선발 전략

   한국외대 교환학생의 경우 학교 선발 또는 학과 선발로  지원할 수 있고, 저는 학과 선발 교환학생으로 다녀왔습니다. 구분에 따라서 요구하는 어학 시험의 종류와 점수 기준이 다르니 잘 확인해보세요! 저희 학과에서는 FLEX (외국어능력시험) 점수를 요구했기 때문에 토플, 아이엘츠와 같은 영어 시험이 아닌 FLEX 독일어 시험을 응시했습니다.

   교환 대학 리스트에서 1,2,3 지망을 작성해서 제출한 후 독일인 원어민 교수님과 독일어로 일대일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독일에서 해내고 싶은 것들과, 제 의지를 보여드리려고 면접 준비를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심각한 분위기라기보다는 면담처럼 진행되어서 준비한대로 잘 말씀드리고 왔습니다. 거창하고 화려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 교환학생 전 준비 꿀템

     저는 걱정이 매우매우 많은 타입인데요, 무거워서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최대한 한국에서 챙길 수 있는 것들은 챙겨가려고 노력했어요.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들이 독일에선 그 가격이 아닐 수 있습니다 ㅠ.ㅠ

<이건 무조건 추천해요!>

🤳 휴대폰 스트랩과 카라비너 (여행다닐 때 꼭!!), 돗자리(여름학기의 날씨를 즐기려면 필수),
💰 현금과 동전지갑 (독일은 한국보다 현금을 많이 쓰기도 하고, 미리 한국에서 유로 환전해서 현금으로 가져가면 초반에 유용합니다!)
💳 트레블월렛 카드 (여행다닐 때 환전하기 편리해요) , 유심핀 (독일 통신사 유심으로 바꿀 때 있으면 좋아요)
🥄🥢 숟가락/젓가락 (특히 아시아마트가 아닌 이상 젓가락을 파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ㅠㅠ 밥먹을 도구가 없다는 건 생각보다 서러운 일이에요 챙겨가세요!)
💊 상비약 (약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자신과 잘 맞는 약들로 넉넉하게 사서 가시면 좋아요.)
🪪 국제학생증 (플릭스버스 할인 받을 수 있어서 유용합니다)
🧴피부 예민하신 분들은 잘 맞는 스킨케어 제품 챙겨가세요!
🎒 백팩 (유럽의 저가항공은 저렴한 대신 기내에 백팩 하나 정도까지만 반입이 가능해요. 캐리어를 챙기려면 비싼 추가금이 필수이니 넉넉한 백팩을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꼭 준비해가면 좋을 것들!>

  • 비자는 가능한 한 무조건 한국에서 받기 - 독일 행정처리는 한국보다 느려요..
  • 네이버 / 카카오 계정 해외 로그인 가능하도록 제한 풀기 (로그인 정보 기록해두기)
  • 보험서류, 입학허가서, 비자, 비행기 표, 재학증명서, 여권 사본 등 넉넉하게 출력해가기 (입국심사에서도 쓰이고, 아날로그로 된 기록을 챙겨가시는게 마음 편합니다!)



독일 교환학생 동안, 나의 일주일 루틴은 📆 


  • 평일 오전: 기숙사 근처 산책, 학교 갈 준비
  • 평일 오후: 어학수업 or 학부수업 다녀오기
  • 토요일: 과제 / 빨래
  • 일요일: 공원 피크닉
  • 금요일 공강을 이용해서 금-토-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수업 과정과 분위기는 🧑‍🏫


제가 들었던 수업들은 크게 두 종류로 1️⃣어학 수업과 2️⃣학부 수업 입니다. 

1️⃣어학 수업

     어학 수업에는 저처럼 교환학생으로 라이프치히에 온 학생들이 모여있어요. 독일어 B1 레벨의 말하기와 쓰기 어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와 함께 외대 교환학생으로 온 학우분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문법 시험과 글쓰기 포트폴리오 그리고 파트너와 함께 팟캐스트를 만드는 과제로 성적을 받았어요. 외대에서 독일어 원어민 교수님 강의를 듣었던 것과 유사한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2️⃣학부 수업

     교환학생을 위한 어학 수업 말고 Germanistik 학부 (한국에서의 독어독문학과)의 수업도 수강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수업은 독일 어린이 청소년 문학 수업이에요.

     ‘학부 수업을 경험해보고싶다’ 는 호기심에 비해 강의의 난이도가 너무 높았습니다…ㅜㅠ 수십 명 중 저 혼자 교환학생이었고, 새로운 내용을 빠른 독일어로 들으려니 매 수업마다 독일어 듣기 시험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갑자기 커다란 독일 강의실에 덩그러니 놓여진 한국인이라니..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강의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너무나도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그럼에도 어떻게든 수업을 이해해보려고 애를 썼던 것 같아요. 단어 하나하나 다 다시 찾아가면서 조금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공부하려고 노력했어요.

      강의를 통해 가장 많이 배운 건 수업을 대하는 태도였어요. 특히 자유롭게 질문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주변에서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땐 뿌듯했어요.



기숙사에 살아보니 🏡 


     일단 저는 고등학생때부터 대학까지 기숙사에서 살았기 때문에 누군가와 주거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에 부담은 많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셰어하우스 형태의 기숙사에서 살았고, 폴란드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와 주방, 냉장고, 화장실만 공유하고 각자의 방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형식이었어요.

  • 장점은 두 명이서 사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조용하고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었어요.
  • 단점은 기숙사 창문에 방충망이 없다… 1층에 살았어서 모기장같은 천을 따로 사와서 직접 창틀에 붙이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열쇠.. 독일에는 도어락이 없습니다. 무조건 열쇠로 문을 열어야하는데요, 잘 챙기고 다니다가 딱 한 번 안에 열쇠를 두고 나와서 문 여는 출장비로 100유로를 냈어요 😢




공부 외에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꼭 추천하는 경험은 💃


독일 여름학기의 날씨를 즐기세요!


     공원에 돗자리 깔고 앉아 음악들으면서 일기 쓰던 날들이 아직도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있어요. 고민이 많아질 땐 과자 하나, 맥주 한 병 사서 멍하니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어요. 종강을 맞이해서 친구들과 함께 어학 수업 교수님의 정원에 초대받아 함께 기타를 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답니다.

☀️ 한국에서의 1학기에 해당하는 여름학기 시기에는 “썸머타임”으로 인해서 낮 시간이 길어지는데요, 그래서 8시 정도까지도 바깥이 매우 밝아요. 산책도 하고 피크닉을 즐기면서 여름을 누리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만큼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진다는 점!)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남겨보세요!


     교환학생 기간동안 사진, 영상, 글을 정말 많이 남겼어요. 그리고 수첩 하나에 어딘가로 이동하는 기차나 버스, 비행기를 탈 때마다 거기에 지금의 기분과 생각을 적어두었답니다. 기분이 좋으면 좋은대로, 설레이면 설레이는대로, 때로는 걱정되는 마음들을 하나하나 기록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다 추억이 되더라구요. 


할까 말까? 하세요!
갈까 말까? 가세요!

     교환학생 관련 콘텐츠로 알고리즘이 점령되던 시기에 한 번은 저도 유튜브 영상을 너무 올려보고 싶은 거예요, 고민을 하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만들어서 올리면 되는 거잖아!’ 생각보다 고민과 실천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는 걸 느껴서 바로 평소 찍었던 영상들을 편집했어요. 일상 속에서 음악에 많은 의미부여를 하는 편이라 장소마다 많이 들었던 음악, 찍었던 영상들과 사진을 이용해 플레이리스트 영상을 만들었어요.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모국어로 인생 조언을 남겨달라고 하는 릴스도 본 적이 있었어요. 낭만과 기록을 사랑하는 제게 너무나도 인상적인 영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스몰톡을 하다가 혹시 모국어로 좋아하는 문장을 적어주실 수 있냐고 부탁했죠. 진심을 다해 써주신 세 분께 아직도 너무 감사해요. 덕분에 너무 좋은 추억을 남겼으니까요. 


여행을 떠나세요!


      독일은 유럽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요. 사실 교환학생 초반에는 여행에 대한 큰 의지가 없는 편이었는데요,지리적 이점을 다시 생각해보니까 너무 좋은 기회라는 걸 깨달아서 어떻게든 돈을 아껴서 여행을 다녔습니다.숙박비와 교통비를 줄여보려고 야간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보기도 하고, 따로 식당에서 밥 안 사먹고 마트에서 빵만 사먹으며 돌아다닌 적도 있었어요. 비행기 값보다 비싼 캐리어 추가금을 아끼려고 백팩 하나에 온갖 짐을 챙겨 떠나기도 했습니다.

     저는 혼자서도 많이 다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하기도 하지만, 그때라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의 이 감상을 함께 즐길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것 같다가도 그만큼 그 순간을 혼자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어디든 발길을 내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낭만적인 경험이거든요.

       + 독일 내에서의 여행도 너무나 추천합니다! 학기 기여금을 지불하면 Semesterticket이라는 걸 발급받을 수 있어요. 이 티켓을 이용하면 지역 기차 (Regional Bahn)를 무료로 탑승할 수 있어서 근교 여행하기에 좋습니다. 유료로 Deutsche Bahn (한국으로 치면 KTX)을 이용하셔도 좋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독일 도시로는 데사우, 뮌헨, 쾰른, 함부르크가 있어요!


6개월 동안 지출한 비용 💵

  • 총 비용: 약 1300만원
  • 교육비: 한학기 290유로
  • 주거비: 매달 280유로
  • 식비 + 생활비 + 주거비 + 여행비 : 매달 슈페어콘토 992 유로 내에서 해결
  • 기타 비용: 통신료, 보험료, 왕복 비행기, 여행경비
  • 독일에서 체류하기 위해서는 ‘슈페어콘토’라고 해서 이미 체류할 기간동안 사용할 돈이 통장이 충분히 있음을 증명해야해요. 미리 납입을 하면 매달 992유로가 계좌로 입금됩니다. 교환학생 후반부에 추가로 여행 다닌 것 이외에는 모두 슈페어콘토 내에서 사용했습니다.



교환학생을 통해 가장 성장한 부분은 💪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어디든 갈 수 있어!

저는 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걱정쟁이인데요,
(어느 정도냐면 교환 가기 전에 독일 교환학생 후기 블로그 뻥 안 치고 100편은 찾아 읽었어요..)

      이랬던 제가 교환학생을 통해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어요. 그토록 원하던 독일 교환학생에 왔는데,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를 아직 모르는 기분이었어요. 생각보다 하나하나 낯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방 안에서 혼자 울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남들은 다 교환학생 잘 다녀오는 것 같은데 나는 왜이렇게 어려울까 싶었어요.

        어디로 가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교환학생에는 이 있잖아요. 끝이 다가오기 전까지 계속 우울해하고 있기보단 문득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끝이 정해져있는 만큼,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스치듯 본 영상 하나가 그 지역으로의 여행을 이끌었어요. 좋아하는 사진 속 풍경이 지금 눈 앞에 펼쳐졌을 땐 왜인지 모를 감동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읽었던 ‘어디로 갈지 모르겠어서 어디든 가보는 기분’이라는 문장이 그제야 이해됐어요.


시도해보는 것
한 번 해볼까 싶었던 것들을,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두들겨보는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도전할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서 돌아왔습니다.
 



힘들었거나 기대와 달랐던 점은 😫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생각보다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많은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휴대폰도 다시 개통해야하고, 카드도 새로 만들고, 와이파이도 공유기를 사서 설명서와 씨름해가며 연결했어요. 한국에선 크게 걱정하지 않고 살았던 부분들이니 낯설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놓여보면서 하나하나 퀘스트를 다시 해결해나가는 기분이었어요. 이 적응의 과정이 힘들었어요. 불안한 마음에 많은 것들을 준비해왔어도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게 답답하기도 했어요. 심지어 저는 열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숙사 첫날 문을 열지 못해 캐리어 들고 서서 엉엉 운 경험이 있습니다. 열쇠가 있는데 문을 못 연다는게 얼마나 절망적인지 몰라요…


저절로 친구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끄럽지만 사실 저는 가서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교류하지 못했어요. 교환학생 가면 뭐 당연히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고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당연한 것은 없었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자리에 참여하고 노력했어야하는데 그게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늘 긴장하고 지냈던 것 같아요.
많이 울기도 하고, 고민이 끊이질 않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점들에도 불구하고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어요!



이런 대학생에게 추천 👍
  •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부딪혀보고 싶은 사람
  • 혼자만의 시간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
  • (언어) 듣기 실력을 늘리고 싶은 사람

이런 대학생에게 비추천 👎
  •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
  • 변수를 대처하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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