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기분 사요, 돈 말고 기분
돈 말고 기분을 사는 세대
이번 달 카드 내역을 확인하다가 흠칫 놀란 적 있으신가요?
밥값은 아꼈는데 이상하게 디저트값은 술술 나갔던 것 같은..
저만 그런가 싶어서 주변 친구들한테 슬쩍 물어봤습니다.
“너희 가장 최근에 산게 뭐야?”
돌아온 답들은 생각보다 비슷했습니다.
책상 위 말랑이, 가방에 매달린 키링, 그리고 만 원이 넘는 디저트 한 조각.
딱히 필요한 것도 아닌데 다들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고 있었습니다.

“그냥 예뻐서요” 라는 대답의 무게
친구A는 최근 세 번째 캐릭터 말랑이를 샀다고 했습니다.
“내 잘산템 중에서 필요해서 산 건 하나도 없어. 근데 그냥 예쁘잖아~” 라는 대답을 들었고,
“소확행이 문제가 될까?” 라는 되물음에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늘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며 소비를 정당화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데, 요즘 20대는 그 틀을 조용히 벗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친구B는 인형뽑기 방에서 키링을 뽑는 것이 시험기간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하나뿐인 일탈이라고 했습니다.
뽑기에 성공하여 귀여운 캐릭터 키링을 가방에 달고 다니면 안심이 된다나 뭐라나..
3천 원짜리 힐링이라는 말을 들으니 작고 저렴한 소비가 실제로 마음을 다독이는 도구가 되고 있는 셈이 틀림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부담스러운 디저트 값, 그래도 삽니다
디저트 얘기도 빠질 수 없었습니다. 한 끼 밥값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줄을 서는 이유를 묻자 친구C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먹는 순간의 만족감이 확실하잖아. 눈으로 볼 때도 그렇고,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기에도 비주얼 적으로 좋아“ 이 말을 들으며, 우리가 사는 게 사실 디저트 그 자체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의 기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소비가 말해주는 것.
말랑이, 키링, 디저트. 종류는 다르지만 이 소비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 눈치 보지 않고, 큰 돈 들이지 않고, 지금 당장의 기분을 챙기는 방식이라는 것. 어쩌면 이건 낭비가 아니라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에 누군가 ”그거 왜 샀어?“ 라고 묻는다면, 이제는 이렇게 답해도 될 것 같습니다.
”기분 좋아지려고요.“
그거면 충분한 이유니까요.
#디저트말랑이키링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