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기후 위기는 언제부터 '막막한 팀플'이 되어버렸나

2050년의 지구 대신, 5년 뒤 아메리카노 가격 3배
7월 31일, 20대 청년이 이례적으로 온열진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반갑게 맞이해야 할 일기 예보는 전국 기온 35~40도를 가리키며 순식간에 공포 재난 현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폭염과 한파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기후위기에 대한 청년의 극복 열정은 오히려 무뎌지고 있다. 단순한 기온 수치나 온열질 환자 통계만으로는 기후위기의 실존적 위험을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우면 시원한 카페로 피신하면 되고, 에어컨을 틀어도 비용 부담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감 마비의 중심에는 위기의 실체를 가리는 착시가 존재한다. 언론 역시 청년의 무력감을 분석하기보다 먼 미래의 숫자 나열식 경고만 쏟아내고 있다. 기후위기를 삶의 우선 과제로 돌려놓으려면 실효성이 낮은 가격 규제를 넘어서야 한다. 위기의 심리적 거리를 단축하고, 가시적 효능감을 주도록 전달 프레임을 재설계해야 한다.

체감 마비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흔히 '에너지 가격 현실화'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우선 가격 인상은 정치적 부담이 매우 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단순한 인상만으로는 청년의 근본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이는 과거 담뱃값을 대폭 올려도 흡연율이 금방 회복되었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경직된 가격 인상은 시민에게 경제적 부담만 얹어줄 뿐이다. 따라서 정부는 인상 대신 자발적 절약에 따른 인센티브를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이를 폭염과 한파의 최전선에 놓인 취약계층 지원과 연결하는 '핀셋형 효능감 정책'이 필요하다. 절약 행동이 청년의 실익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로 돌아오는 구조를 짜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 의제를 외면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일이다. 노동이나 복지와 같은 민생 가치는 청년에게 직결되는 최소한의 '가시적 아웃풋'이 존재한다. 반면 기후위기는 청년의 절약과 불편함이라는 인풋만을 요구한다. 정작 당장 삶을 바꾸는 아웃풋은 체감되지 않는 멀리 떨어진 과제다. 맹자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다"고 했다. 당장의 취업과 주거 불안으로 고단한 개인에게 먼 미래의 지구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 그럼에도 언론은 수용자의 고단함을 외면한다. '2050년 탄소중립'이나 '1.5℃ 상승 경고' 같은 아득한 통계만으로, 청년이 기후 위기의 현실성을 깨달아 주길 바랄 뿐이다. 

기후위기실존적 문제로 전환하려면 메세지 프레이밍을 바꿔야 한다. 해석수준이론(CLT)에 따르면 인간은 심리적, 시간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다. 과거 2018년의 보건복지부는 질병 경고 대신 "6년 담뱃값이면 소형차 한 대"라는 직관적 실익을 제시해 행동을 이끌어냈다. 기후위기 역시 당장의 일상과 직결된 위험으로 메세지 거리를 당겨와야 한다. 2100년이나 2050년의 지구를 경고하는 방식은 힘을 잃었다. 대신 '1년 뒤, 5년 뒤의 폭염으로 인한 원두 가격 상승'처럼 일상과 취향을 위협하는 가까운 미래의 위험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가와 언론은 기후를 먼 미래의 숫자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단순한 규제나 훈계조의 경고로는, 뜨거워지는 지구를 자포자기하게 만들 뿐이다. 청년의 삶 위에서 구체적이고 가까운 일상의 위험으로 기후 의제를 재구성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청년들은 기후위기를 오늘 내 삶의 문제로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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