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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작가의 <복자에게>와 함께하는 새별오름 탐방기!

우리는 이제 제주로!

혼여행이 아니다! 소설과 함께하는 여행에 빠져본 적이 있나요? 🌊


이미지 캡션

<복자에게>와 함께한 제주여행



제주 여행의 말미를 달리던 차 일정 내내 읽은 

김금희 소설 <복자에게>도 끝무렵에 이르렀습니다. 



<복자에게>는 김금희 작가의 두 번째 장편 소설로, 

부모의 파산 탓에 제주로 밀려와 삶을 영위해야만 했던 

주인공 '영초롱'과 그의 제주 친구 '복자'가 성인이 된 뒤 

재회한 제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김금희 작가는 <복자에게>를 통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출발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손에 쥐고 소설 속에서 펼쳐질 제주의 풍경과 

복자 그리고 영초롱이 만들어갈 삶의 다난한 이야기를 점지하며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기사는 실제 여정과 함께 새별오름의 정보와 그 가치를 

<복자에게>의 이야길 통해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고모는 우리를 마치 휴게점에 놓인 예쁜 뿔소라 장식이나 종종 빈 화병을 채우기 위해 꺽어오는 들꽃처럼 여겼다. 당연히 거기 있어야 하는 것처럼, 당연히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것처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보듬음이었는지 나는 이후에도 자주 생각했다. 

<복자에게>,p.91-92






새별오름을 오르다 

새별오름은  해발 519m, 높이 119m의 기생화산으로,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고려시대 최영장군이 여몽군과 접전을 치뤄 승리를 이끌었던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남쪽 봉우리를 정점으로 작은 봉우리들이 북서방향으로 타원을 그리며 솟아 있는 새별 오름 서사면으로 넓게 휘돌아 벌어진 화구 형태와 함께 북사면 기슭도 작게 패어 있는 소형의 말굽형 화구를 갖고 있는 복합형 화산체의 특성 지닙니다. 제주도 360여 개의 오름 중 중간 정도 크기에 속하는 새별오름은 "샛별과 같이 빛난다"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공항 근처에서부터 이십여 분 정도 여유를 가지고 도착한 오름은 장엄하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갈색 옷을 입은 채 일면 친근한 모습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특히 갈대로 가득한 오름의 모습에서 

"샛별과 같이 빛난다"는 이름의 기원이 상기되기도 했습니다. 

널찍한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어렵지 않게 주차하고 오름 산책로로 향했습니다. 



어느 정도 경사가 있어 서두르지 않고 오르니 정상에선 

제주의 바다와 초원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숨을 고르다 맞이한 풍경은 가히 황홀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새별오름의 상징격인 갈대도 함께였고요.









'복자'의 이야기와 새별오름의 등불

"복자야, 그런데 오늘은 왜 새별오름이야? 왜 여기서 우리 만났지?

"예전에 할망이랑 들불 놓는 걸 봤던 게 생각나서 오랜만에 와봤지. 그대로네, 주차장 넓어진 거 빼고."

<복자에게> p.215




소설 속 '복자'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해녀 할머니의 자손이었습니다. 

그는 일하던 병원에서 예기치 않은 소송건에 휘말리게 되고, 

"제주의 어디든 아프다"고 표현하며 힘겨운 마음 고생을 이어갑니다. 

또 그 사건을 맡은 검사는 다름 아닌 과거 제주에서 유년을 함께 보낸 '영초롱'이었고, 

밑바닥까지 내려 앉은 자신의 삶을 절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것과 

사건의 판결 여부에 따라 인연을 아프게 기억하는 걸 너머 잃을 수도 있다는 비관에 시달립니다. 




사건에 심혈을 기울이던 영초롱은 어느 날 새별오름에서 만나자 하는 복자의 부름을 받고, 

영초롱과 복자는 새별 오름을 오릅니다. 

복자는 자신의 할머니가 늘 등불을 피워보냈다고 회상합니다.  

그러면서 영초롱에게 사건을 기피할 수 있는 권한을 시행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영초롱은 그 부탁이 자신의 직업적 윤리를 넘어 

삶 일부까지 침해하는 일이라 여기며 몹시 노여워합니다. 

그러곤 복자에게 "잘 지내"란 말을 건네는 것을 끝으로 둘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게 됩니다. 





새별오름에선 1997년을 시작으로 매해 수복강녕과 풍요, 액운 타파 등을 기원하는 의미로 들불을 놓았습니다. 새봄이 찾아올 무렵 제주 중산간을 불게 물들이며 피어난 들불은 제주관광의 꽃이 되기도 했습니다. 탐라 개국의 성지 삼성혈에서 채화한 들불은 새별오름의 기운을 머금고 하늘에 도달하고, 이는 제주의 염원과 혼을 잇는 전통적 축제가 되었습니다.




깊은 밤 불을 놓으면 오름 전체가 타오르면서 마치 오름이 화산으로 다시 운동하는 듯 느껴진다고 했다. 용암이 꿈틀거리며 흘러내리는 것 같다고.

<복자에게>, p.216



'복자'의 할머니가 들불을 놓았던 것처럼, 

묵은 풀을 없애고 더 건강한 풀을 나게 한 것처럼, 

복자나 영초롱도 새별오름의 들불 행사가 가진 의미를 품고 

조금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파산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채 지냈으나 이 악물고 공부해 사법고시를 패스한 영초롱도,

예기치 못한 소송으로 파탄난 삶을 재건하고 

다시금 꿋꿋이 살아가는 복자도, 

이미 그 묵은 고난을 삭제한 후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었으니까요.  





오름에서 내려와 갈증 해소를 위해 주변 카페 새빌로 발걸음했습니다. 

옛 리조트 구조를 그대로 개조해 오픈한 카페 겸 베이커리였고, 

높은 층고로부터 느껴지는 개방감이 인상적이었죠. 

특히 통창 밖으로 펼쳐진 '새맑게 빛나는' 새별 오름의 이름값을 확인할 수 있던 

풍경이 압권이었습니다.  






<복자에게>가 전해주는 새별오름의 마음 그리고       회복의 섬 제주 


<복자에게>는 영초롱의 시점에서 복자를 관찰하고, 

또 영초롱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깁니다. 

그들은 제주에서 각자의 고통을 감내하고 소화하며 조금씩 회복하고 

끝내 서로에게 화해의 편지, 즉 마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둘의 이야기는 새별오름에서 대화하며 절정에 치닫는데, 

등불로 그간의 마음을 태워보내는 거룩한 새별의 전통처럼 

복자와 영초롱의 아픈 마음 또한 

새별 오름의 장엄하면서도 친근한 포용 속에 융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새별 오름을 빠져나오며 여전히 빛을 받아 은은히 빛나는 갈대가 들불로 인해 

'용암'처럼 타오르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복자에게>의 두 인물이 

정말 나와 같이 오름을 산책하고 함께 숨 쉬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말미에 실린 김금희 작가의 말을 빌려, 

"삶이 계속 되는 한 아픔은 슬프게도 지속되겠지만" 

영초롱과 복자가 통과했듯 

우리의 삶 속에서도  제주 '새별오름'과 같은 회복의 땅이 있다면 

다시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해봅니다.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라도 냉장고에 넣으면

얼마든지 다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이 된다고 말할 줄 알았던 

현명한 나의 친구, 복자에게.

<복자에게>, p.237






#제주여행꿀팁소설영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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