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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보다 KTX 시간표부터 봅니다.

같은 공고를 봐도 지원을 준비하는 순서는 조금씩 다르다

요즘 대외활동 공고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장 버튼부터 누르게 된다. 활동 내용도 괜찮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와도 잘 맞는다. 지원서를 한번 써볼까 고민하다가 공고를 다시 위로 올려본다.

내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지원 자격도, 활동 혜택도 아니다.
“오프라인 일정은 언제지?”
서울에서 몇 번 모이는지, 수업과 겹치지는 않는지, 당일에 돌아오는 기차가 있는지부터 살펴본다. 일정이 애매하면 지도 앱을 열고, KTX 시간표를 검색한다. 지원서를 쓰기도 전에 이동시간과 교통비를 먼저 계산하는 셈이다.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하다 보니 대외활동을 고를 때 활동 내용만 볼 수는 없었다. 

아무리 하고 싶은 활동이어도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인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글이 어느 지역의 대학생활이 더 좋거나 어렵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같은 공고를 보더라도 출발하는 곳과 생활 방식에 따라 확인하는 순서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찾아가는 대학생들의 방법을 담아보려 한다. 

공고를 발견하면 일정표부터 켜는 이유

9월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동시에 대외활동, 공모전, 인턴 모집 공고가 많아지는 시기다.
방학 동안 미뤄둔 계획을 다시 꺼내보기도 하고, 이번 학기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나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나 역시 관심 있는 공고를 발견하면 활동 내용과 혜택, 모집 분야를 먼저 훑어본다.
다만 오프라인 일정이 포함된 활동이라면 확인할 것이 조금 더 많아진다.
공고를 발견하고, 활동 내용을 본다. 그다음 오프라인 일정과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교통비와 수업 일정을 계산한다. 이 모든 조건을 살펴본 뒤에야 지원할지, 비슷한 다른 활동을 찾아볼지 결정한다.
처음에는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게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몇 번의 대외활동을 경험하고 나니, 이는 지원을 포기하기 위한 계산이 아니라 끝까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고르기 위한 과정에 가까웠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대학생도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대외활동을 찾아본 경험이 있는 두 명의 대학생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용이 좋아도 일정이 안 맞으면 지원하기 어렵잖아요”

서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활동에 참여해본 경북대학교 재학생 A에게 공고를 볼 때 무엇을 먼저 확인하는지 물었다. A의 대답은 생각보다 바로 나왔다.
“일단 오프라인 일정부터 봐요. 서울에서 한다고 하면 몇 번 가야 하는지, 수업이랑 안 겹치는지 확인해요. 솔직히 내용이 좋아도 일정이 안 맞으면 지원하기 어렵잖아요.”
나 역시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발대식이나 수료식처럼 오프라인 일정이 한두 번이라면 다른 일정을 조정해볼 수 있다. 
하지만 매주 또는 매달 서울에 가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업이 없는 요일인지, 몇 시에 출발해야 하는지, 교통비는 얼마나 드는지까지 생각하게 된다.
A는 이동시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활동을 포기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신 서울까지 가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분명한지를 중요하게 봤다.
“서울까지 가는 만큼 얻는 게 확실한지를 봐요.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나 경험이 있으면 이동시간이 길어도 가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평소 만나기 어려운 실무자를 만날 수 있거나, 현장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면 긴 이동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에게 중요한 건 단순한 거리가 아니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참여하고 싶은 활동인지가 최종 선택을 가르는 기준이었다.

한 시간짜리 일정에 하루가 따라왔다.

A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미팅이 한 시간이라면, 지방에서 출발하는 대학생에게도 정말 한 시간짜리 일정일까?
A의 실제 경험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일정에 한 번 참여하려면 왕복 KTX와 지역 교통비로 약 8만 원, 
이동 중 식비로 약 2만 원이 들었다. 왕복 이동시간은 5시간 이상이었다.
오전부터 이동해야 한다면 전날부터 컨디션을 조절해야 했고, 일정이 늦게 끝나는 날에는 막차 시간도 확인해야 했다. 집에 돌아오면 하루를 거의 다 사용한 뒤였다.
“서울에 한 번 다녀오면 교통비에 식비까지 거의 10만 원을 생각해야 해요. 다녀오면 하루를 통째로 쓴 느낌이 들어요.”
물론 모든 대학생에게 같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은 아니다. 출발 지역과 이용하는 교통편, 행사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약 10만 원과 왕복 5시간은 A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례다. 
하지만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단순했다.
오프라인 일정 한 시간에는 이동시간, 식사, 귀가와 다음 날 일정까지 함께 따라온다는 점이다. 그래서 공고에 적힌 활동 시간만큼이나, 그 앞뒤에 필요한 시간도 중요했다.

“막차가 있는지까지 한 번에 찾아봐요”

한동대학교 재학생 B도 관심 있는 대외활동을 발견하면 대면 일정부터 확인한다고 했다.
“오프라인 일정이 있으면 포항에서 바로 갈 수 있는지, 환승해야 하는지, 막차는 있는지까지 한 번에 찾아봐요.”
포항에는 서울로 가는 직통 KTX가 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나는 시간과 열차 시간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B는 직통열차 시간이 맞지 않을 때 다른 이동 방법도 함께 찾아본다고 했다. 포항에서 동대구로 버스로 이동한 뒤 서울행 열차를 타는 경로까지 비교한다. 특정 경로가 항상 더 빠르거나 저렴해서가 아니라, 그날의 수업과 행사 시간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B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당일에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는지였다.
“수업까지 빼야 하거나 환승이 너무 복잡하면 ‘이걸 꼭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럴 때는 비슷한 온라인 활동이나 가까운 곳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다시 찾아보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공고를 찾아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찾아보니까 지역이나 온라인에도 괜찮은 활동이 많더라고요. 지금은 무조건 한 활동만 고집하기보다 저한테 맞는 걸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B에게 다른 활동을 찾아보는 건 포기와는 달랐다.
수업과 이동시간을 무리하게 조정해서 시작하는 것보다, 자신의 상황에서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었다.

같은 고민을 했지만 선택은 달랐다

A와 B는 비슷한 내용을 확인했다.
오프라인 일정이 몇 번인지, 수업과 겹치지 않는지, 당일에 돌아올 수 있는지, 
이동에 필요한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봤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내린 결정은 달랐다.
A는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 분명하다고 판단했을 때 이동을 선택했다. B는 수업과 교통편을 비교한 뒤 이동이 어렵다면 온라인이나 가까운 지역에서 다른 활동을 찾았다.
한 사람은 서울로 이동했고, 다른 사람은 다른 기회를 선택했다.
겉으로 보면 서로 다른 결정이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출발점은 비슷했다. 두 사람 모두 무작정 지원하기보다 자신이 활동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어떤 선택이 더 적극적이라고 나누기는 어렵다.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고 원하는 경험을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자신의 일정에 더 잘 맞는 기회를 새롭게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대외활동 지원 전에 내가 확인하는 것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역시 대외활동 공고를 볼 때 확인하는 항목을 다시 정리해봤다.

오프라인 일정은 총 몇 번일까?

발대식과 수료식만 오프라인인지, 정기 모임도 대면으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필요한 이동 횟수가 달라진다.
공고에 자세한 일정이 없다면 지원 전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다. 

행사 시간만 보지 말고 출발시간도 계산하기

오후 두 시 행사라고 해서 오후 일정만 비워두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오전부터 출발해야 할 수도 있고, 행사가 늦게 끝나면 귀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수업 시간과 행사 시간을 비교할 때 이동시간까지 함께 넣어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당일에 돌아올 수 있을까?

행사 종료시간과 막차 사이에 여유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역이나 터미널까지 가는 시간, 퇴근 시간대의 교통 상황도 생각보다 큰 변수가 된다.

활동 기간 전체에 필요한 비용은 얼마일까?

교통비뿐 아니라 식비와 지역 내 이동비도 함께 계산해보는 편이 좋다.
한 번의 비용은 괜찮아 보여도 오프라인 일정이 여러 번이라면 전체 활동비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직접 가서 얻고 싶은 경험이 분명한가?

시간과 비용만으로 모든 활동을 결정할 수는 없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날 수 있거나 현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있다면, 
긴 이동을 선택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학기 중에도 끝까지 참여할 수 있을까?

합격하고 첫 일정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활동을 끝까지 이어가는 일이다.
중간고사나 팀플, 아르바이트 일정이 겹치는 시기에도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 조금 쉬워진다.

조금 덜 지치기 위해 찾아본 방법

지방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관심 있는 활동을 처음부터 제외할 필요는 없다. 이동 과정에서 생기는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먼저 교통편을 하나만 보지 않는 것이다. KTX 직통편뿐 아니라 고속버스, 시외버스, 인근 역을 이용하는 방법까지 비교하면 일정에 더 잘 맞는 경로를 찾을 수 있다. 다만 환승이 무조건 빠르거나 저렴한 것은 아니므로 그날의 상황에 맞게 비교해야 한다.
서울에 가는 날 다른 일정도 함께 계획할 수 있다. 전시를 보거나, 만나기 어려웠던 친구와 약속을 잡거나, 취업 준비와 관련된 일정을 묶는 식이다. 오프라인 활동을 위한 하루를 조금 더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활동을 시작한 뒤에는 같은 지역에서 출발하는 참가자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교통편과 귀가 방법을 공유하거나 행사장까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온라인이나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활동도 함께 저장해두면 좋다. 처음 관심을 가졌던 활동의 일정이 맞지 않더라도, 비슷한 분야에서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선택이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는 ‘지방에서 대외활동을 하려면 어떤 점이 힘든가’를 중심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조금 다른 부분이 보였다.
두 사람은 단순히 이동이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경험과 사용할 수 있는 시간,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을 비교하며 계속 선택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긴 이동을 하더라도 직접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경험하는 쪽을 택한다. 누군가는 온라인이나 가까운 지역에서 더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다.
두 방법 모두 자신에게 필요한 경험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같은 공고를 보더라도 모든 대학생이 같은 순서로 고민할 수는 없다. 출발하는 장소도 다르고, 수업 시간표와 생활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대학생이 교통편을 찾았던 방법이나 비용을 계산했던 경험, 새로운 활동을 발견한 과정이 공유되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그런 작은 정보가 다음 지원을 결정하는 힌트가 될 수 있으니까.

결국 중요한 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기회를 끝까지 찾아가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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