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둘 중 뭐 골랐는데?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20대가 되고 나서 이런 질문을 꽤 자주 듣게 됐다.
학점과 대외활동 중 무엇에 중점을 둘지, 계속해서 통학을 할지, 자취를 시작할지, 휴학을 할지, 빨리 졸업을 할지.
시간도 돈도 경험도 모두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늘 하나를 고르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을 만든다.
그래서 선택은 생각보다 어렵다.
무엇을 얻을지 고민하는 동시에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 이렇게 고민하는 걸까?
선택의 순간마다 몇 번씩 고민하고 괜히 다른 선택이 더 나았을 것 같아 불안해지는 순간.
그래서 궁금해졌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들은 결국 어떤 선택을 했을까.
우리는 선택보다 ‘선택의 결과’를 더 쉽게 말한다
결과만 들으면 선택은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고민이 쌓여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면 괜히 돌아가는 건 아닌지 고민되고
자취를 선택하면 매달 나갈 생활비가 걱정되고
휴학을 선택하면 졸업이 늦어지는 게 신경 쓰이고
사고 싶은 걸 참으면 당장 갖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야 한다.
어쩌면 선택한 뒤에도
‘내가 잘 선택한 게 맞나?’ ‘다른 쪽을 골랐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대학생들은 무엇을 선택했을까?
학점보다 대외활동을 선택한 대학생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윤지
포기한 것
학점 · 여유 · 주말
얻은 것
경험 · 사람 · 새로운 기회
마케팅, 기획 쪽 직무를 희망하는 윤지 씨는 처음에는 학점과 대외활동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새로운 대외활동을 할수록 직접 해 보며 배우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대외활동에 조금 더 우선순위를 두게 됐다.
Q. 처음에는 학점과 대외활동을 모두 챙기려고 했다고요.
“처음에는 둘 다 잘하고 싶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학점도 중요하고 대외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험 공부와 대외활동을 병행했었어요. 그런데 활동이 많아질수록 둘 다 완벽하게 챙기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Q. 그럼에도 대외활동에 더 집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케팅이나 기획과 관련된 대외활동을 여러가지 하면서 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를 디벨롭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강의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로 응용해볼 수도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학점을 조금 더 올리는 것보다 지금은 이런 경험을 쌓는 게 저한테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대외활동을 선택하면서 포기한 것도 있나요?
“아무래도 학점이나 여유를 조금 포기하게 됐어요. 시험 기간에도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당연하고, 주말에 회의를 자주 해서 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지난 학기에는 잠을 줄여가며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친구들이 여유롭게 학교생활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했어요."
늦은 시간까지 준비한 프로젝트Q. 그래도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나요?
“후회는 없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대외활동을 하면서 저에게 가슴 뛰는 일은 뭔지 알게 됐고, 같은 분야의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힘든 순간도 있지만 성장한 제 모습을 보면 오히려 더 열심히해서 꼭 꿈을 이뤄야겠다는 다짐이 서요."
직접 해 보며 얻은 경험과 사람들, 그리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
물론 포기한 것도 있었다.
학점에 투자할 시간과 여유, 편하게 쉴 수 있는 주말.
하지만 모든 것을 가질 수 없기에 선택은 필요했고, 윤지 씨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아가고 있었다.
빠른 졸업보다 휴학을 선택한 대학생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숙명여자대학교 의류학과 2학년 권채명
포기한 것
빠른 졸업 · 안정 · 또래와 같은 속도
얻은 것
도전 · 경험 · 나만의 방향
의류학과에 재학 중인 채명 씨는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 전공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커졌다. 그러던 중 사업에 관심이 생겼고, 평소 좋아하던 디자인을 활용해 직접 핸드폰 케이스를 만들어 판매해 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결국 채명 씨는 빠른 졸업 대신 휴학을 선택했다.
Q. 휴학까지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원래 디자인하는 걸 좋아했어요. 의류학과에 와서 전공을 배우다 보니까 제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것에 관심이 더 커졌어요. 그러다 사업에도 관심이 생기면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특히 핸드폰 케이스를 직접 디자인해서 판매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구체적으로 생기며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씩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어서 휴학을 결정했어요.”
Q. 휴학을 결정할 때 가장 고민됐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친구들은 학교를 계속 다니고 있는데 저만 멈추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나만 속도가 느려지면 어떡하지?’, ‘사업이 잘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가장 먼저 들었고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지금 해보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말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Q. 휴학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시간을 제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학교를 다닐 때는 강의 일정에 맞춰서 생활했다면 지금은 온전히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분배해서 쓸 수 있어요.
대신 자유로워진 만큼 스스로 계획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도 느끼고 있어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니까 생각보다 더 부지런해야 하죠.”
계획한 시간에 책 읽기Q. 지금 이 선택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직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이라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이 선택이 무조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직접 해보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결과가 어떻게 되든 지금 아니면 해보기 어려웠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채명 씨는 빠른 졸업 대신 평소 좋아했던 디자인을 직접 제품으로 만들어 보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물론 휴학이라는 선택에는 불안도 따른다.
하지만 모든 선택이 확신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선택에는 정답보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윤지 씨는 학점보다 대외활동을, 채명 씨는 빠른 졸업보다 휴학을 선택했다.
두 사람의 선택은 달랐지만 선택 앞에서 망설이고 불안했던 순간은 닮아 있었다.
무엇을 포기할지 고민했고, 옳은 선택인지 몇 번이고 생각했다.
어쩌면 지금 선택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만 이렇게 고민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누군가는 학점을 조금 내려놓고 경험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졸업을 미루고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고 있다.
누구의 선택도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불안한 마음으로도 자신의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선택이 조금은 덜 불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