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나는 전공만 말했을 뿐인데,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감도 안 온다
2학기 개강을 앞둔 9월,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시기가 찾아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다시 나를 소개하는 시기가 찾아 온 것이다

“체육학과면 실기 위주로 배우나?“ “선수 하다가 간거야?"

아무래도 이름이 정직하게 “체육학전공“이다 보니 나는 꽤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체육학과는 실기 위주로만 배우는 곳이 아니다. 
인체해부학부터 스포츠심리학,스포츠 사회학 등 다양한 이론을 배우며 스포츠를 여러 관점으로 해석한다. 
그럼에도 '체육학과'라는 이름만으로 따라오는 질문들은 여전하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전공에 대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학과 이름 한마디로 설명이 끝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전공을 설명하기 위해서
조금 더 긴 얘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처럼 전공 이름만으로는 무엇을 배우는지 쉽게 알기 어려운 학과의 학생들은 어떨까?
주변에 있는 수많은 학과 중에서도 특히 생소한 전공을 가진 네 명의 대학생을 만나, 그들이 전공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부터,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학과의 모습과 전공의 매력까지 직접 들어봤다.



"엘트? 엘리트? 그게 뭔데?"
한국외국어대학교 ELLT학과 25학번

간단한 자기소개와 학과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현재 한국외대 ELLT학과에 다니고 있고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학과를 알아보며 영어학에 AI와 같은 기술을 접목시켜 실생활에 활용하는 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제가 관심있던 분야를 배울 수 있는 학과인 ELLT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학과를 소개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듣는건 역시 그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아니면 학과 이름을 잘못 이해해서 엘리트 학과냐는 질문도 꽤 받아봤습니다. 저 또한 생소한 이름인 걸 알기 때문에 처음 설명할 때는 항상 풀어서 설명해주곤 했는데,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체념하고 그냥 영어학과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일단 ELLT는 English Linguistics Language Technology 의 약자에요. 쉽게 말하면 영어학과 언어공학을 함께 배우는 학과입니다. 이 학과에서는 영어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영어 발음이 어떻게 구성되고 사용되는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배웁니다.
마지막으로, ELLT학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우선 영어학이나 영어교육학을 배우는 학과는 많지만, 언어공학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학과는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ELLT학과 전공수업인 '언어공학개론'에서는 영어학에 AI와 같은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웁니다. 영어와 공학의 합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저희 학과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너 우주비행사 할거야?"
건국대학교 항공우주모빌리티공학과 25학번

간단한 자기소개와 학과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21살이고 건국대학교 항공우주모빌리티공학과 25학번입니다. 저는 어릴 때 부터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며 우주에 대한 관심을 키웠고, 그 중 로켓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로켓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주로 날아가는지 직접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커져 이 학과에 지원했습니다.
학과를 소개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학과 이름을 말했을 때 자주 듣던 질문은 우주비행사 할 거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희 학과는 우주비행사가 되는 학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꽤 자주 듣는 질문이라 많은 분들이 이 학과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배우는 지 모른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너 화성 갈거냐는 말도 좀 들어봤습니다. 이 말은 좀 웃겼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실제로 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항공우주모빌리티공학과는 로켓과 항공기, 우주 기술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공학을 배우는 학과입니다. 주로 물리와 수학을 바탕으로 항공기의 원리와 로켓 기술 등을 배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항공우주모빌리티공학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저희 학과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이론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운 이론을 실제 경험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희는 항공기를 설계하고 만드는 원리도 배우는데, 교수님들 중 경비행기 조종 자격증을 보유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교수님들 지도 아래 실제 경비행기를 직접 조종 할 수 있었는데 평소 이론에서만 배우는 비행기를 실제로 조종해 볼 수 있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입니다. 



"해킹 배우는 학과야?"
국민대학교 정보보안암호수학과 25학번


간단한 자기소개와 학과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정보보안암호수학과에 재학 중인 25학번입니다. 저는 원래 수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수학을 중심으로 배우면서도 요즘 주목받고 있는 보안 분야와 함께 접목해 배울 수 있는 과라는 것을 알고 관심이 생겨 들어오게 되었어요.
학과를 소개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학과 이름을 말하면 정보, 보안, 암호, 수학을 다 배우냐는 질문을 많이 듣습니다. 학과 이름이 길고 생소하다보니 그런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 거 같아요. 또 해킹 배우냐는 질문도 들어봤는데 이것도 학과 이름 때문에 많이 오해하시는 거 같아요. 실제 저희 전공과 해킹은 큰 연관이 없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저희 학과는 수학을 기반으로 암호와 정보보안을 배우는 학과입니다. 수학과목을 통해서 암호의 원리를 이해하는 기초를 다지고, 이 수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대칭키 암호' 수업으로 예를 들자면, 암호가 안전한지 분석하는 방법과 암호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키 관리 방식을 배우는 거에요. 학과 이름으로 말씀드리자면 보안과 암호 위주로 배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정보보안암호수학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정보 계열이나 수학 쪽을 배우는 학과는 많지만, 암호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과는 비교적 많지 않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 학과에는 암호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신 교수님이 계셔서 수업을 통해 얻어갈 수 있는 지식이 매우 많다는게 정말 큰 장점이에요.



"진로가 신학쪽이야?"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26학번


간단한 자기소개와 학과에 들어가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저는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1학년이고 원래는 법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 해당 계열 진학을 고민했지만, 기독교학과에서는 단순히 종교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학과에서 폭넓은 관점을 배우며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와도 연결해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기독교학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학과를 소개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기독교학과라 하면 진로가 신학쪽이냐고 질문하거나 기독교학과에선 뭐 배우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특수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학과다보니 충분히 그런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는 이런 질문들을 받는 것이 전공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던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기독교학과에서는 단순히 종교에 대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교육, 철학, 윤리 같이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배웁니다. 저는 1학기 때 신약성서라는 전공수업을 들었었는데, 전공 수업 내에서 진행하는 활동을 통해 성서의 내용 뿐 아니라 당시의 문화적 배경까지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학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기독교학과는 하나의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학문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어 폭 넓은 시각을 기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1학기 때에는 기독교교육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직접 수업 시연을 해보았는데, 이론으로 배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학과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가 바라보는 학과 이름만으로는 그들의 전공을 모두 설명할 수 없었다.
어떤 이는 매번 전공을 설명해야 했고, 어떤 이는 결국 익숙한 학과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짧은 답변 뒤에는 각자가 그 전공을 선택한 이유와 그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배움이 있었다.

어쩌면 이 글을 어디선가 보고 있을 '또 다른 학과의 학생' 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을 지 모른다.
따라오는 질문에 익숙해진 당신의 전공에도 
이름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을테니까.

그 이야기가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그리고 당신의 전공을 설명하는 일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


#대학생#개강#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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