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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없어서, 경험을 쌓으려고요

대외활동을 위한 대외활동이 필요한 대학생들에게

"요즘 뭐 하고 있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잠시 고민하게 된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알바를 하고, 동아리도 하며 분명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막상 "요즘 뭐 하고 있어?"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답은 없다. 

대외활동을 하는 친구, 벌써 인턴을 시작한 친구, 공모전에 수상하여 상금을 탔다는 친구들의 소식을 하나둘 듣다 보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도 이제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렇게 대외활동 공고를 찾아본다. 
그런데 공고를 열어보면 또 하나의 벽이 기다리고 있다. 

'관련 경험자 우대'
경험을 쌓으려고 지원했는데, 경험이 있어야 한다. 

조금 이상하다. 

그래서 물어봤다. 설마 나만 이런 이상함을 느끼는건가

"나도 이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가장 먼저 친구들에게 물었다.

"너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뭐야?"
돌아온 대답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비슷한 곳으로 모였다. 

"진로? 취업?"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 거?"

아직 2학년인 친구들인데 벌써 취업을 걱정하는 게 이른 것 같다가도, 주변을 보면 마냥 여유를 부리기도 어렵다. 누군가는 대외활동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자격증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인턴을 알아본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딱히 하고 싶은 게 정해진 건 아닌데, 주변에서 다들 하나씩 하는 걸 보면 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씩 해보는 중이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할 것 같아서' 시작하는 것.

어쩌면 지금 대학생들이 경험을 쌓는 가장 솔직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경험을 쌓으려고 하는데, 경험이 필요하대요"
그렇다면 대외활동을 찾아본 적은 있을까?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대외활동 모집 공고를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활동을 발견하면 지원 자격을 확인한다. 그리고 활동 내용을 읽어본다. 
콘텐츠 제작 경험자 우대.
SNS 운영 경험자 우대.
관련 대외활동 경험자 우대.

여기까지 읽으면 갑자기 자신감이 조금 떨어진다. 

이런 문구가 써 있지 않더라도 지원 작성 폼에는 대외활동 경력 작성 칸이 있다. 
거기에 쓸 문구가 없는 친구들은 또 한번 막혀버린다. 

"경험이 없는 사람은 어디서 경험을 쌓아야 하지?"

한 친구는 '관련 경험자 우대'라는 문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그냥 경험 있으면 좋은거지라고만 생각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까 내가 지원해도 되는 건지 망설이게 되더라고"

또 다른 친구는

"그래도 경험이 있으면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 이해해서 그래서 그냥 작은 활동이라도 하나씩 해보려고 노력중인데 쉽지는 않네."

같은 공고를 보고도 누군가는 망설이고, 누군가는 일단 지원하고 본다. 

그런데, 경험이란 대체 뭘까?

"대외활동이나 인턴이 아니어도 경험이라고 생각해?"

잠시 고민하던 친구들이 이야기를 꺼냈다. 

"알바나 동아리, 팀플도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꽤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카페에서 일하고, 동아리에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팀플에서 의견을 조율하기도 한다. 
그런데 취업을 생각하고 지원서를 쓰는 순간 이상하게 이런 경험들은 쓰지도 못할 정도로 작아보인다. 

'대외활동'
'인턴'
'공모전 수상'
'자격증'

눈에 보이는 이름이 붙은 경험만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한 친구에게 "지금까지 해본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뭐야?"라고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나왔다. 

"알바하면서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렸는데, 손님들이랑 계속 이야기하다 보니까 사람을 대하는게 조금 편해졌어. 취업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꽤 큰 변화였던 것 같아."

어쩌면 경험은 이력서에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을 때"
대학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비교.

친구가 대외활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는지 물었다. 

"있지."

누군가의 합격 소식은 축하할 일이지만, 때로는 그 소식이 나의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결과만 보인다. 

대외활동 합격.
공모전 수상.
인턴 시작.
자격증 취득.

그 사람이 그 결과를 얻기까지 얼마나 고민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결과와 나의 현재를 비교한다.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이 뭔가 하나씩 하고 있는 걸 보면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근데 막상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어서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아."

그래도, 일단 시작해보려고요
그렇다면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한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경험 있어?"

누군가는 대외활동, 누군가는 여행, 인턴을 해보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고, 관심있는 분야의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일단 하나라도 해보고 싶어. 해보고 나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도 있으니까."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활동이 아니라 내가 궁금했던 것 하나를 해보고, 생각보다 별로였다면 그것도 경험으로 남는다.

합격하지 못해도 지원해본 경험이 남고, 잘하지 못해도 무엇이 어려운지 알게 된다. 

경험은 꼭 거창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되니까.

우리는 아직 '완성된 대학생'이 아니다.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 마치 지금 당장 완성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경험도 있어야 하고, 스펙도 있어야 하고, 내가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아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를 수도 있고, 무엇을 잘하는지도 모를 수 있다. 
대외활동 하나 지원하는 데도 수십번씩 고민할 수 있고, 지원서를 쓰다가 "나는 쓸 게 왜 이렇게 없지?"하고 멈출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의 우리는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중인 사람이니까.

어쩌면 필요한 것은 거창한 스펙 하나가 아니라, 
"일단 한번 해볼까?"
라고 생각하는 작은 용기일지도 모른다. 

경험이 없어서 경험을 쌓으려고 하는 우리.

아직은 조금 서툴고, 가끔은 남들보다 늦은 것 같아 불안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지금, 우리만의 첫 경험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대학생#대외활동#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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