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아직 Pestival 안 가봤어?

20대가 느끼는 페스티벌의 가치
흔히 페스티벌이라 하면 밴드, 노래를 떼창하는 사람들, 짜기라도 한 듯, 한 몸이 되어 춤을 추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페스티벌을 음악인을 위한 축제라던가, 음악과 밴드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페스티벌을 찾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기준, 23년 대비 26년의 티켓 판매량이 90% 이상 증가했다.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게 된 사람이 많아진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매해 페스티벌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지금, 사람들은 페스티벌에서 무엇을 얻고, 왜 다시 그곳을 찾는 걸까? 음악을 넘어 각자의 이유로 페스티벌을 찾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선으로부터의 자유

2026 펜타포트 락커즈 (서포터즈)  ㅣ 한국외국어대학교 25학번 김도은 

서포터즈 지원 계기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매년 페스티벌에 가고 있어요.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 사운드 베리 페스타, 팔레트 페스티벌 등, 다양한 페스티벌에 다니다 보니 관객으로서 즐기는 것도 재밌지만 좀 더 직접적으로 페스티벌을 만드는 현장에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가장 큰 계기는 서포터즈로 일하면 다음 연도 페스티벌 3일권 티켓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웃음). 페스티벌마다 다르지만, 펜타포트의 경우 숙소와 식사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저는 이번 펜타포트를 교통비만 들이고 즐긴 셈이에요. 페스티벌은 즐기고 싶지만 지갑 사정이 넉넉지 못한 우리 대학생들에게 강추 드립니다.




페스티벌에서 서포터즈의 일은 무엇인가
서포터즈는 정해진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이 있습니다. 약 2시간 간격으로 일을 하고, 휴식 시간에는 밴드 공연을 보러 가는 식이에요.
같은 서포터즈라 해도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요. 저는 행사장 내 환경 미화 활동과 관람객 응대를 했어요. 리듬 타면서 쓰레기를 줍고, 길 묻는 관객분들께 길 안내를 하기도 했습니다.


관객에서 서포터즈가 된 뒤 바뀐 것이 있다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무대 뒤의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됐어요.
많은 업체와 기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페스티벌 현장을 위해 협력하고, 무더위 속 관객의 안전을 위한 의료 부스와 에어컨을 틀어놓은 쿨존, 살수차 등을 준비해요. 관객으로 왔을 때는 상상치도 못한 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이며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맡은 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페스티벌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잊히지 않는 인상 깊은 순간이 있다면?
페스티벌에서는 한순간 한순간이 낭만이고 청춘이기에 한순간을 딱 고르기가 힘들어요.
그럼에도 그런 순간을 뽑으라면,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른 서포터즈분을 만난 일을 뽑고 싶어요. 높은 경쟁률을 뚫은 사람들인 만큼 꿈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진심으로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그분들과 이야기하며 젊은 사람들의 벅차오르는 꿈이 느꼈을 때가 잊히지 않는 것 같아요.



페스티벌을 찾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과 똑같이 맞춰 살게 되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표출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춤을 추며 내 안의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페스티벌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 섞여 기차놀이를 하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헤드뱅잉을 합니다. 같이 앉아 뱃놀이를 하기도 하고요. 저도 이번에 *슬램을 하다 인파에 밀려 맨 밑에 넘어져 깔리게 되었는데, 아픈 줄도 모르고 다음 하이라이트 때 또 들어갔던 기억이 있네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내 안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는 것이 페스티벌의 매력인 것 같아요. 


*슬램 : 관객들 사이에 핏(pit)이라고 불리는 빈 공간을 만들어 놓고 동시에 그 가운데로 뛰어들며 서로 몸을 부딪히는 행동.



하반기에 페스티벌을 가고 싶은 대학생에게 딱 하나의 페스티벌을 추천하자면?
저는 10월 초에 열리는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을 추천해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함께 ‘국내 2대 록 페스티벌’로 불리는 곳입니다. 날씨도 딱 선선하고 좋을 때라 처음 가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간 김에 부산 여행하고 오기도 좋고요.

저 개인적으로 일본 밴드를 좋아해서 원더 리벳 페스티벌을 기대하고 있어요.


페스티벌을 망설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서포터즈를 망설이고 있는 분들은 일단 도전해 보세요! 떨어지면 다시 도전하면 되니까요. 할까 말까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의미 있고 보람찬 3일을 보냈어요.

그리고 망설이는 모두에게! 
페스티벌에 한 번 가보면 그날부터 페스티벌을 사랑하게 되고 말 겁니다. 여러분도 그 세계에 빠져들게 될 거예요. 음악을 모르는 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페스티벌은 원래 모르던 음악을 발굴하러 가는 맛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

페스티벌 N회차 ㅣ 배화여자대학교 24학번 김나영


페스티벌을 다니게 된 계기
어릴 때부터 밴드 음악을 즐겨 들었어요. 아버지 차에서 나오던 라디오헤드의「Creep」이라거나,  L’Arc-en-Ciel의「HONEY」같은 곡들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밴드 음악에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페스티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들으러 가고 싶었는데, 막상 가 보니까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그때의 분위기나 사람들의 에너지를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게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페스티벌을 계속 찾아가게 된 것 같아요.


잊히지 않는 인상 깊은 순간이 있다면?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다 같이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함께 몸을 부딪치며 슬램을 하고, 더운 날씨도 잊은 채 좋아하는 음악에 빠져서 마음껏 뛰어놀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청춘을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페스티벌을 찾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과제나 시험 때문에 하루하루가 반복되고 억압받는 느낌이 들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페스티벌에 가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하루 종일 아무 생각 없이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많이 전환되는 것 같아요. 약간의 해방감을 느껴요. 아마 거기 있는 모두가 저랑 비슷한 감정을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학 생활이 힘들 때, 일상이 지닌 힘겨움을 그 순간에 털어내려고 페스티벌을 계속 찾는 것 같아요. 



올 하반기, 딱 하나의 페스티벌을 추천하자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추천해요.
많은 페스티벌이 있지만, 그민페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어요. 야외 페스티벌인 만큼 선선한 날씨에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보내는 하루가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페스티벌을 가기를 망설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페스티벌은 저에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좋아하는 음악에 온전히 빠질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한 번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음악과 함께 마음껏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 자유로움과 청춘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것  

페스티벌 1회차 ㅣ 이화여자대학교 25학번 강00

페스티벌을 가게 된 계기
친구가 제안해 줘서 가게 됐어요. 평소 내향인 이기도 하고, 페스티벌은 가 본 적 없어서 기가 빨리거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생각보다는 현장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커서 가기로 결정한 것 같아요.



실제로 경험한 페스티벌은 어땠나요?
자유로움을 공간화한 곳 같았어요. 솔직히 가기 전에는 '내가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나 혼자 뻘쭘하게 서있으면 어떡하지'같은 고민을 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걸 가자마자 알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곳곳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힘들면 주저앉아 함성을 질러요. 그 모습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 뒤로는 저도 모르게 그 속에 동화가 되어,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소리 지르게 된 것 같아요. 처음이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페스티벌의 매력을 저도 느낄 수 있었어요. 



잊히지 않는 인상깊은 순간이 있다면?
페스티벌의 전반적인 분위기요. 모두가 그 현장의 즐거움에 몰입하고 있다는 점에서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대에 선 몇 명만을 바라봤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도 꼽자면 친구와 Wave to earth - BAD 무대 중 눈이 마주쳤을 때예요. 고등학교 친구라 친구와의 추억을 떠올리면 늘 적막한 독서실이나 교실이 떠올랐는데 우리가 이곳에서 함께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감이 없었어요. 


친구에게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을 때 같은 부분을 얘기한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이런 추억을 쌓아가는 것이 페스티벌의 매력 아닐까요? 



꼭 음악을 사랑해야 페스티벌에 올 수 있는 걸까?
일단 저부터가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잘 알거나 사랑하지는 않아요(웃음).

페스티벌은 재밌어요. 일상에서는 이만한 도파민을 느끼는 순간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는 소리를 지르거나, 마구잡이로 춤을 추거나,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내향적인 저와 제 친구에게 이런 모습의 서로를 보는 게 굉장히 특별한 추억이 되었어요.

음악을 좋아하면 더 좋겠지만 그게 페스티벌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시 페스티벌을 찾을 것 같나요?
네!
솔직히 돌아오는 길에는 좀 많이... 힘들었지만... 다음날까지도 힘들었어요. 그래도 페스티벌로만 채울 수 있는 도파민과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가고 싶어요. 그래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렛츠락 페스티벌을 가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페스티벌을 가기를 망설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망설이기보다는 직접 뛰어들기를 추천해요. 아무리 제가 그 현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해도, 그 순간을 온전히 전할 수는 없거든요. 

20대의 특권인 많은 시간과 넘치는 체력을 누리는 여러분도 꼭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듯 페스티벌은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다움을 표출할 수 있는 곳, 평소와 다른 내 모습을 찾아낼 수 있는 곳, 일상의 스트레스와 부담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는 곳이다.

이미 페스티벌은 음악 그 이상의 공간이 되어있다. 


나에게도 과연 그런 공간이 있는가? 

올가을, 또 다른 나만의 가치를 찾아 Festival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페스티벌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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