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왜 Y2K인가

K-pop은 왜 다시 2000년대를 입었을까

2000년대의 옷장에서, 지금의 K-pop이 다시 옷을 꺼내 입었다.





2000년대에~서~ 누가 돌아왔~게~~?

'Y2K'를 포털에 검색하면 '귀환'이라는 단어와 함께 최근 유행하는 갖가지의 패션 아이템, 스타일링, 소품 등의 이미지가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최신 유행이라기엔 어쩐지 시간적 거리감이 느껴진다.
시선을 사로잡는 쨍한 컬러감, 형형색색의 파격적이고 과감한 디자인.
바로 'Y2K 스타일'의 특징이다.
 
 

그래서 Y2K가 뭔데


 
Y2K란?
연도를 뜻하는 Year(Y), 숫자 2, 1000을 뜻하는 Kilo(K)를 합친 말로, 현재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세기말 문화와 감성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출처: 아트인사이드)
최근 K-pop은 이 시절의 아날로그 감성과 미래지향적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출처: 키키 인스타그램

K-pop 아이돌 콘텐츠는 세상 어느 것보다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다.
최신 유행을 알고 싶다면 K-pop 콘텐츠를 보면 될 정도다. 때로는 아이돌이 유행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K-pop에서 최근 Y2K 콘셉트를 선보이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Y2K를 자신만의 감각으로 소화한 아이돌은 ‘미감이 좋다’는 반응을 얻으며 주목받고,
그들의 스타일은 팬들의 취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K-pop은 왜 Y2K를 선택했고, 우리는 왜 그에 열광할까?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 MZ세대 마음이.. 불타고 있잖아요

 MZ세대 빼기 '힙'은 0이다. '힙한 것'이라면 뭐든지 반응이 뜨겁다.
‘힙하다’는 말에는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취향과 감각을 지닌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K-pop은 그 점을 노렸다.
MZ세대를 주요 타겟으로 설정하고 그때 그 시절의 독특함을 한껏 살려 Y2K 컨셉을 개성으로 인식하게끔 했다.
 
 예시로 그룹 ‘코르티스(CORTIS)’의 패션으로 유명한 ‘슬래커 코어’가 있다. 슬래커 코어는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슬래커(Slacker)에서 유래한 패션 스타일로, 빈티지 아이템을 활용해 한마디로 ‘꾸안꾸’를 추구하는 패션이다. 코르티스의 패션은 무대 의상인데도 불구하고 아무거나 걸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 ‘아무거나 걸쳐도 아름다워’ 식의 신선한 무심함이 정형화된 꾸밈에서 벗어난 개성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다.
실제로 코르티스 멤버들이 다녀간 빈티지샵이 쇼핑 성지가 되기도 했다.


사진출처: 엘르


 또 하나의 예시는 그룹 ‘롱샷(LNGSHOT)’의 M/V 스타일이다. 90년대~2000년대 뮤직비디오의 특징은 바로 드라마 같은 ‘스토리 라인’이다. 롱샷은 ‘FaceTime’ 뮤직비디오에서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인 롱샷 멤버들 사이의 스토리를 그려 새로운 흥미를 유발했다. 추가로 장면을 겹쳐 보여주는 ‘오버랩 효과’를 활용해 2000년대 뮤직비디오 특유의 연출을 더했다. 
 

사진출처: 롱샷 유튜브





유행은.. 돌아오는 거야...!

사진출처: 뉴진스 유튜브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Y2K가 다시 돌아온 것을 보면 말이다.
K-pop은 이 필승 공식을 사용해 유행에 민감한 요즘 세대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날마다 새로운 트렌드가 업데이트되는 요즘, 젊은 세대가 유행에 민감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를 역행한 물건이 다시 유행하는 현상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지난 23년, 그룹 ‘뉴진스(NewJeans)’가 유튜브 콘텐츠에서 피처폰(폴더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었다. 피처폰은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휴대전화로, 세기말의 감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물건이다.
당시 휴대전화에 폰 스트랩이나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2020년대에 피처폰이 다시금 유행하면서 이 또한 재유행했다.

 이 외에도 그룹 ‘코르티스(CORTIS)’의 LP 앨범 발매, 그룹 ‘키키(KiiiKiii)’의 젤리백 착용을 통해
옛날 물건이 신문물로 받아들여지는 역설적 경험을 함으로써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사진출처: KREAM

사진출처: 키키 인스타그램





레트로의 세계에 뉴트로의 등장이라

 레트로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데리고 지금으로 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아이돌의 Y2K 컨셉에서 그 시절 아이돌의 헤어, 메이크업, 코디를 거의 그대로 차용하면 레트로, 로우라이즈, 긴생머리, 펄섀도우 등의 요소만 가져와 각 그룹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면 뉴트로에 가깝다.

사진출처: 키키 인스타그램
 

  • K-pop식 재해석
 Y2K가 다시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유행이 돌아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K-pop은 2000년대의 패션과 음악, 비주얼을 녹여내면서 트렌디함을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시 유행했던 요소들은 아이돌의 콘셉트와 만나 한층 세련된 스타일이 되어 ‘지금 따라 하고 싶은’ 색다른 미감이 됐다.  

  • 새로운 익숙함
 뉴트로 콘텐츠를 보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는데 익숙하게 다가오고, 동시에 새로움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것이 뉴트로의 묘한 매력이다. 어딘가 친근한 멜로디에 지금의 음악적 감각을 가미한 ‘리메이크’가 대표적 사례이다. 1900년대 후반 활동한 그룹 ‘H.O.T.’의 ‘캔디 (Candy)’라는 히트곡을 2022년 그룹 ‘엔시티 드림(NCT DREAM)’이 리메이크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그룹 ‘롱샷(LNGSHOT)’의 ‘Are You Ready’, 그룹 ‘라이즈(RIIZE)’의 ‘Love 119’와 같은 인기 대중음악 스타일인 ‘이지리스닝’과 Y2K 감성을 결합한 곡들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 1020에게는 '낯섦'을 3040에게는 '향수'를
 Y2K 자체는 10, 20대에게 낯선 감성이다. K-pop은 이러한 ‘낯섦’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설렘’으로 바꾼다. 동시에 30, 40대에게는 학창 시절 즐겨 입던 옷과 듣던 음악을 떠올리게 하며 자연스럽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Y2K는 세대에 따라 서로 다른 감정을 건드리면서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고 있다. 

사진출처: 라이즈 유튜브





향수를 느끼는 건 다만 윗세대뿐만이 아니다.
Y2K를 활용한 컨셉의 콘텐츠를 보면서 이상하게 무언가가 그리운 마음이 들고
특정한 감정이 환기된 경험이 있는가.

 현재 20대 상당수는 2000년대 당시의 문화를 주체적으로 소비하기에는 어렸거나 기억이 희미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그리워할까. 정답은 ‘낭만’에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은 유치하고 서툴지만, 각자의 낭만을 존중하던 그때에 대한 동경인 것이다.

결국 K-pop이, 그리고 우리가 Y2K를 선택하는 이유는
낭만을 잃어버린 시대, 우리만의 낭만을 다시 찾기 위해서가 아닐까. 






#대학생#트렌드#Y2K#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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