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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한 대학생들의 개.강하지 못한 고민들

요즘 대학생들은 AI에게 이런 것까지 물어본다고?

개강이 3주 남았다. 수강신청은 끝났고, 시간표도 얼추 완성했다. 이제 남은 건 새 학기를 잘 살아내는 일뿐.

그런데 막상 개강을 앞두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복잡해진다.
이번 학점은 잘 받을 수 있을지, 졸업하고 뭘 해야 할지, 친구와 어색해진 건 아닌지,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예전이라면 이런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거나 혼자 끙끙 앓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조금 다르다. 사람에게 말하기엔 너무 사소하거나, 괜히 민망하거나, 객관적인 답을 듣고 싶은 고민을 AI에게 던진다.

그래서 물어봤다.


“요즘 AI한테 어디까지 물어봐?”


01. “이번 시간표… 망한 거 아니겠지?”

김OO, 22세 / 2학년 대학생 


Q. 개강을 앞두고 AI에게 가장 먼저 물어본 건 뭐였어요?

A. 수강신청 망하고 나서 멘붕 상태로 시간표를 물어봤습니다. 시간표를 보여주면서 “이 정도면 이번 학기 괜찮게 짠 거냐”고 물어봤어요.

사실 친구한테 물어보기에는 좀 애매했어요. 친구들은 각자 자기 시간표 짜기도 바쁘고, 제가 듣는 과목을 잘 모르니까요.

Q. AI의 답변이 도움이 됐나요?

A. 적당히 도움은 됐어요. 제가 듣는 과목이랑 공강, 과제량 같은 걸 적어주니까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근데 결국 시간표는 제가 바꿨어요. AI가 “이게 정답입니다”라고 해주는 게 아니라,

 제가 왜 이 시간표를 고민하고 있는지 정리해주는 느낌이었어요.

Q. 개강 전 가장 걱정되는 건 뭔가요?

A. 이번 학기에 이것저것 다 하고 싶은데 결국 아무것도 못 할까 봐요.

 


02.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박OO, 23세 / 취업 준비생


Q. 진로 고민도 AI에게 물어본 적 있나요?

A. 제일 많이 물어봤어요.

“마케팅이랑 기획 중에 나한테 뭐가 더 맞는 것 같냐”부터 시작해서, 제가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을 쭉 적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 것 같냐”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Q.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과 뭐가 다른 것 같아요?

A. 부모님이나 친구한테 물어보면 다들 저를 아니까 오히려 답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 있어요.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업을 추천하시고, 친구들은 제가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하죠.

근데 AI한테는 그냥 제가 했던 경험을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제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정리해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Q. AI가 진로를 정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A.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결국 선택하는 건 저니까요. 대신 제가 놓치고 있던 선택지를 보여주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03. “친구한테는 차마 못 물어보겠어서…”

권OO, 25세 / 졸업 유예 대학생

Q. AI에게 인간관계 고민도 물어본다고요?

A. 네. 오히려 그런 걸 더 많이 물어봐요.

얼마 전에 친구랑 조금 싸웠는데, 제가 먼저 연락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대화 내용을 정리해서 보여주고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 건지 객관적으로 봐달라”고 했어요.

Q. 답변을 보고 연락했나요?

A. 바로 하진 않았어요. (웃음)

근데 제가 왜 화가 났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 감정을 제가 알게 되더라고요.

사실 친구한테 이야기하면 “걔가 잘못했네” 혹은 “그냥 연락해”로 끝날 수도 있잖아요.

AI한테는 제 입장도 설명하고 친구 입장도 설명하면서 내가 상황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AI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게 편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아무래도 덜 부끄럽죠.

특히 “이 나이 먹고 내가 이걸로 고민하는 게 이상한가?” 싶은 사소한 고민을 물어보기 좋아요.


04. “썸남이 ‘ㅋㅋ’만 보냈는데…”

백OO, 22세 /3학년 대학생


Q. 연애 고민도 AI에게 물어본 적 있어요?

A.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썸 타는 사람이 답장을 너무 짧게 해서 “이거 관심 없는 거냐”고 물어본 적 있어요.

대화 내용을 캡처해서 보여주면서 상대방의 말투를 분석해달라고 했어요.

Q. 그래서 AI가 뭐라고 했어요?

A.제가 듣고 싶었던 답은 “상대방도 너를 좋아한다”였는데,

여러가지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면 그게 맞는 것 같아요. AI가 상대방 마음을 알 수는 없으니까요.

Q. 그래도 왜 계속 물어보게 될까요?

A. 그냥 누군가한테 “내가 지금 이상한 거 아니지?”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이 사람 얘기를 500번 넘게 하기는 좀 .. 그렇잖아요 ㅎㅎ. 질릴 거니까요.

05. “사주도 봐달라고 했어요”

임OO, 23세 / 3학년 대학생

Q. 조금 의외의 질문도 있었나요?

A. 사주요. 생년월일을 알려주고 잘 맞는 직업을 추천 해달라고 했어요.

Q. 진짜 믿어서 물어본 건가요?

A. 아니요. 그냥 심심해서요.

친구랑 같이 결과 보고 “이거 맞는 것 같다”, “이건 아닌 것 같다” 하면서 놀았어요.

근데 이런 건 사람한테 물어보기 애매하잖아요. AI한테는 그냥 한 번 물어보면 되니까요.


Q.가장 웃긴 질문이 있다면요?


A.제 얼굴 사진을 보내고, 잘 어울리는 남자상을 그려달라고 했어요. 

만족하는 얼굴이 나왔습니다^^.

결국 우리가 AI에게 묻는 건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이 AI에게 던지는 질문은 생각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이 시간표 괜찮을까?”
“내 진로가 맞는 걸까?”
“친구에게 먼저 연락해야 할까?”
“이 사람 나한테 관심 있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미루는 걸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질문이다.



다만 달라진 것은 그 질문을 던지는 상대였다.

사람에게 말하기에는 너무 사소한 고민, 괜히 말하면 부끄러운 고민, 누군가의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고민.


대학생들은 이제 그런 질문을 AI에게 던지고 있다.

AI가 정답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일단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것 같아서.


곧 개강은 하지만, 우리의 고민은 개.강하지 않았다.

이번 학기에도 우리는 또 수많은 질문을 품고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중 몇 가지는 친구에게도, 교수님에게도 아닌 AI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게 될지도 모른다.
#대학생#고민#개강#AI#20대#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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