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갓생 포기하니까 삶이 쾌적해짐" — 20대의 '핀포인트 루틴'에 대하여

실용음악학과 1학년이 대외활동 9개+차석하며 느낀점

새벽 5시 미라클 모닝, 영어 단어 100개, 매일 5km 러닝, 1일 1독서.

피드에 쏟아지는 남들의 빼곡한 일상을 보고 있으면 괜히 숨이 턱 막힌다. "나 오늘 뭐 했지?", "또 침대에서 릴스만 봤네" 하고 괜한 자책감이 밀려오는 게 일상이다.

어느 순간부터 갓생은 스스로를 돌보는 건강한 습관이라기보다,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완벽주의 전시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 하루 일과를 통째로 바꾸려다 며칠 못 가 나가떨어지는 일의 반복. 이 피곤한 고리를 끊으려고 최근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은 조금 다른 방식을 쓰기 시작했다. 하루 전체를 개조하는 대신, 나한테 꼭 필요한 딱 하나만 골라 지키는 '핀포인트 루틴'이다.

1. 왕복 4시간 길바닥, 버리는 대신 12,000보 채우기

수도권 대학생에게 왕복 4시간 통학은 그냥 버려지는 시간이기 쉽다. 가방은 무겁고, 빨간 버스랑 지하철엔 사람이 꽉 차서 책 한 권 펼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지루한 이동 시간을 조금 다르게 쓰는 법을 찾았다.

지하철역 두 정거장 전에 먼저 내려서 걷거나, 이동 동선 안에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하루 12,000보를 채우는 거다. 거창하게 헬스장에 가거나 운동기구를 사지 않아도 된다. 그냥 매일 지나치는 그 길 위에서 걸음 수 앱의 숫자가 12,000을 찍는 순간, 멍하니 버려지던 4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성취의 시간으로 바뀐다.

2. 정신없는 스케줄 속, 계란 2개와 단백질 챙기기

과제에 대외활동까지 겹치면 매끼 삼시 세끼를 정갈하고 건강하게 챙겨 먹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밖에서 대충 때우거나 군것질로 때우기 일쑤지만, 딱 하나 내려놓지 않는 기준이 있다. 바로 '단백질'이다.

등교하기 전 삶은 계란 2개를 꼭 챙겨 먹거나, 이동하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닭가슴살이나 그릭요거트로 배를 채우는 작은 습관이다. 거창한 다이어트 식단까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내 몸에 필요한 기본 영양은 내가 챙긴다"는 이 최소한의 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에 이상할 만큼 단단한 체력적·정신적 중심이 생긴다.

남들 보여주는 갓생 말고, 나를 지키는 작고 확실한 핀포인트 하나

남들 기준에 맞춘 갓생은 금방 지치지만, 내가 직접 고른 '핀포인트 루틴'은 일상을 훨씬 쾌적하게 만든다. 거창할 필요는 전혀 없다. 하루 12,000보 걷기든, 계란과 단백질 사수하기든, 물 2리터 마시기든 상관없다.

개강과 함께 다시 정신없이 흘러갈 일상 속에서 남들의 스케줄표를 보며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오늘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줄 작고 확실한 핀포인트 하나부터 지켜보는 건 어떨까. 무리한 갓생을 비워낸 자리에 비로소 나다운 편안함이 채워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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