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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이름을 붙이는 시대

요즘은 취향도 이름이 있어야 힙하다.

“너 무슨 코어 좋아해?”

SNS를 보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치는 질문이다. 민트색을 좋아하면 민트코어, 발레리나의 우아한 분위기를 좋아하면 발레코어, 레몬처럼 상큼한 색감과 분위기를 좋아하면 레몬코어. 예전이라면 그저 ‘민트색을 좋아한다’, ‘발레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설명했을 취향에 어느 순간 이름이 생겼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다. 민트코어를 좋아한다고 해서 민트색 옷만 입는 것은 아니다. 민트색이 돋보이는 카페를 찾아가고, 비슷한 색감의 네일을 하고, 소품을 고르고,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발레코어 역시 마찬가지다. 리본이나 플랫슈즈 같은 아이템에서 시작한 취향이 옷과 헤어, 메이크업, 공간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취향이 어느 순간 하나의 ‘무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취향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을까? 생각해 보면 이름이 있다는 건 꽤 편리하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해”라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발레코어’라는 단어 하나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과 바로 연결될 수 있다. 

SNS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쉽게 나타난다. 해시태그 하나를 검색하면 비슷한 색감과 옷, 공간, 소품이 한꺼번에 등장한다. 누군가의 스타일링을 보고 마음에 들었던 아이템을 찾아보고, 그 분위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나의 취향은 혼자 머무르지 않는다. 누군가의 취향을 본 사람이 또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공유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결국 ‘코어’라는 이름은 단순히 스타일을 분류하는 단어가 아니라, 내가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언어가 됐다.


우리는 물건보다 ‘무드’를 산다.

코어 문화를 보다 보면 취향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예쁜 옷을 하나 샀다면 그 옷만 입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울리는 카페를 찾아가고, 비슷한 분위기의 소품을 구경하고, 그날의 음악을 고르고, 사진으로 순간을 남긴다. 하나의 제품보다 그 제품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전체를 좋아하는 셈이다.

그래서 요즘의 취향은 하나의 ‘세계관’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엇을 입는지뿐만 아니라 어디에 가는지, 무엇을 듣는지, 어떤 사진을 찍는지까지 서로 연결된다. 어쩌면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물건 자체보다 물건을 통해 만들어지는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너는 무슨 코어야?”

이 질문이 재미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어를 묻는 것은 단순히 유행을 묻는 것과 조금 다르다. 내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떤 옷을 입었을 때 가장 마음에 드는지를 이야기하는 질문이기도 하다.같은 발레코어를 좋아한다고 해도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리본과 플랫슈즈에 끌리고, 누군가는 핑크색과 튀튀 스커트가 좋고, 또 누군가는 발레코어의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만 좋아할 수도 있다. 이름은 같아도 그 안의 취향은 결국 각자의 것이다. 어쩌면 코어 문화가 계속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이름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취향을 다시 만들어낸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작은 분위기가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취향일 수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 그것을 발견하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또 하나의 새로운 코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유행을 따라가는 동시에각자의 취향으로 다음 유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포터즈#대학생#민트코어#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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