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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솔로 지만 괜찮아: 20대의 연애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변화하는 20대의 연애 가치관

연애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모태솔로’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놀림이나 부족함을 의미하는 말처럼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연애 예능이 등장했고, 오히려 서툰 모습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도 연애를 하고 싶어 한다’는 당연하지만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화려한 연애 경험이나 능숙한 플러팅 대신 어색한 대화,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상대방의 반응을 고민하는 모습 등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완벽하지 않은 연애에 공감하는 것일까?

 왜 지금 ‘모태솔로 예능’에 공감할까?

기존의 연애 예능에서는 출연자의 외모나 인기, 연애 경험 등이 프로그램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 누가 누구에게 호감을 표현하는지, 누가 가장 인기 있는 출연자인지, 최종적으로 어떤 커플이 탄생하는지가 주된 관심사였다. 하지만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조금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출연자들은 연애에 능숙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것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도 서툴다. 때로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고민하고, 마음을 표현할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에게는 익숙하다.

“나도 저런 적 있는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저렇게 되는 것 같다.”

“연애를 못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완벽한 연애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관찰자’였던 시청자가, 서툰 연애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누가 더 연애를 잘하는가’가 아니라 ‘누구나 처음에는 서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있다.

연애를 못 하는 걸까, 안 하는 걸까?

그렇다면 실제 20대의 생각은 어떨까.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것”과 “하고 싶지만 기회가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대학생 A씨는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며 “학교생활이나 과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여유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B씨는 연애를 시작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했다.

“요즘은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연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나도 저 정도는 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막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잘하고 싶은데, 오히려 부담돼서 시작하기가 어려워요.”

SNS 역시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누군가의 데이트, 기념일, 여행, 선물 등 연애의 ‘하이라이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연애는 때때로 자연스러운 관계라기보다 하나의 기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연애를 하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이 쌓일수록 연애를 시작하는 일은 오히려 어려워진다.

결국 오늘날 20대의 모태솔로 문제를 단순히 ‘연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는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간경향에 따르면 한국 청년들의 연애 무관심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한 연애보다 서툰 연애에 끌리는 이유

최근 연애 예능의 변화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된다.

과거 연애 예능이 ‘누가 가장 인기 있는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는가’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있다.

특히 모태솔로 출연자들은 연애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보다 서툴게 드러낸다.

상대방에게 말을 걸기 위해 고민하고, 작은 호의에 설레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머뭇거린다.

이러한 모습은 연애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애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현실적이다.

완벽한 연애를 보는 것은 대리만족을 주지만, 서툰 연애를 보는 것은 ‘나도 저럴 수 있다’는 공감을 준다.

연애 예능의 재미가 ‘누가 누구와 이어지는가’에서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과정’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모태솔로가 많아진 사회, 달라지는 연애의 의미

연애를 둘러싼 20대의 인식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애가 청춘의 필수 경험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생이 되면 연애를 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의 20대에게 연애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에 가깝다.

학업과 취업 준비, 자기계발, 아르바이트, 친구와의 관계, 개인적인 취미와 휴식까지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영역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담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트 비용이나 시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연애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

결혼에 대한 인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연애와 결혼을 반드시 연결해서 생각하기보다, 개인의 삶과 가치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는 연애를 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군가는 연애를 하고 싶지만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이 모든 선택과 상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지금의 20대다.


연애의 유무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도록

‘모태솔로’라는 단어에는 여전히 묘한 시선이 따라붙는다.

연애 경험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언가 부족한 사람처럼 바라보거나, 반대로 연애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관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애 경험의 유무만으로 사람을 설명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수 있고, 누군가는 지금 자신의 꿈을 좇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을 수 있다. 또 누군가는 연애를 하고 싶지만 아직 자신에게 맞는 관계를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빨리 연애를 시작했느냐가 아니다.

연애는 선택일 뿐, 자격이 아니다.

모태솔로라는 이름 역시 누군가를 규정하는 꼬리표가 될 필요는 없다. 연애를 선택하는 사람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도, 다른 것을 우선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청춘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근 모태솔로 연애 예능이 사랑받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더 이상 완벽하게 연애하는 사람만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다.

서툴더라도 누군가를 좋아해 보고, 관계를 배워가고, 자신의 속도로 사람을 만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연애의 유무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 시대.
모태솔로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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