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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말고 뭐 없나? 휴학 중 해외에서 살아보는 의외의 방법 3
여행보다 오래, 유학보다 가볍게. 역할 있는 해외살이.
휴학은 했고, 해외에서 살아보고는 싶은데…
요즘 대학생활에서 휴학은 꽤 자연스러운 선택이 됐죠. 바로 취업 준비를 시작하자니 조금 숨이 차고, 그렇다고 한 학기를 아무 계획 없이 보내자니 아쉽고요. 막상 휴학을 하고 나면 생각보다 길어진 자유시간 앞에서 ‘그래서 뭘 하지?’라는 고민이 시작됩니다.
이왕 생긴 시간, 평소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해외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 번쯤 들 텐데요. 그런데 며칠 다녀오는 여행 말고, 한곳에 조금 더 머물며 그곳의 일상을 살아볼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현지 가정의 일원이 되어보기도 하고, 호스텔에서 여러 나라의 여행자를 만나기도 하고, 한도시의 숙소에서 직접 일하며 살아보는 방법까지. 여행보다 오래, 유학보다 가볍게 경험할 수 있는 ‘역할 있는 해외살이’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여행자가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오페어(Au pair)
어릴 때 저는 종종 ‘해외에도 내 가족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낯선 나라에 뚝 떨어지는 건 조금 무섭지만, 저녁이면 같이 밥을 먹고 하루 이야기를 나눌 가족이 있다면 왠지 든든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상을 꽤 비슷하게 실현할 방법이 있더라고요. 바로 오페어(Au pair)입니다!
오페어는 프랑스어로 ‘동등하게’라는 뜻으로, 현지 가족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아이를 돌보고, 소소한 집안일을 돕는 문화교류 방식이에요. 그 대신 머물 방과 식사를 제공받고, 나라별 기준에 따라 용돈도 받을 수 있죠. 단순히 ‘일하고 숙소를 얻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가족의 일상을 함께하며 그 나라에서 진짜 살아보는 것, 언어와 문화를 함께 배워가는 것. 이게 오페어의 매력이거든요.
그리고 오페어가 특히 솔깃한 이유! 해외살이에서 가장 큰 부담인 집과 식사 문제를 덜 수 있다는 것이에요. 숙박비를 내며 여행하는 대신 동네 슈퍼에서 장도 보고, 가족과 저녁도 먹고, 주말에는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에 가까워질지도 몰라요.
“나도 해보고 싶은데, 조건이 엄청 까다로운 거 아니야?” 싶다면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다만 오페어의 연령, 언어, 비자, 체류 기간 같은 조건은 나라별로 달라서 가고 싶은 국가를 먼저 정한 뒤 자격을 확인하는 게 첫 단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18세에서 30세 사이의 청년이면서 일정 수준의 외국어 성적을 갖춰야 합니다.
호스트 가족은 AuPairWorld 같은 오페어 매칭 플랫폼(https://www.aupairworld.com/en)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J-1 오페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정된 에이전시를 거쳐야 하고, Intrax의 AuPairCare(https://www.intraxkorea.kr/intrax_auPair/) 같은 기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가족을 발견했다고 바로 캐리어부터 싸지는 마세요! 아이는 몇 명인지, 내 방은 따로 있는지, 활동 시간과 쉬는 날은 어떻게 되는지, 용돈은 얼마인지까지 영상통화로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 가능하다면 이전 오페어의 경험도 함께 확인해보고요.
아이를 좋아하고,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훑는 여행보다 현지인의 평범한 하루를 함께 살아보고 싶다면? 오페어, 꽤 괜찮은 선택 아닐까요?
2. 숙박비 대신 시간을 보태는 해외살이, 월드패커스(Worldpackers)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기는 한데, 아직 어느 나라로 갈지 정하지 못한 분도 많을 거예요. 한곳에만 머물기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려보고 싶지만, 도시를 옮길 때마다 숙박비가 쌓이는 것도 은근히 부담스럽고요. 그렇다면 머무는 동안 내 시간과 재능을 보태고, 숙박비 부담은 줄이는 방법은 어떨까요? 바로 월드패커스(Worldpackers)입니다!
월드패커스는 여행자가 호스트에게 일정 시간 도움을 주고, 그 대신 숙소를 제공받는 교류형 해외살이 방식이에요. 호스트에 따라 식사나 세탁, 액티비티 같은 혜택이 추가되기도 하죠.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처럼 급여를 받는 방식은 아니에요.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그 공간의 일상에 함께 참여하는 경험에 더 가깝습니다.
“그럼 대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 거야?” 선택지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해요.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객을 맞이할 수도 있고, 농장이나 NGO, 지역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맡는 역할도 리셉션과 하우스키핑부터 사진 촬영, SNS 운영, 언어 교환까지 가지각색! 내가 평소 가진 재능이 낯선 나라에서는 꽤 반가운 능력이 될지도 몰라요.
체류 기간도 비교적 유연한 편이에요. 공고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1~4주 정도 머무는 경우가 많고, 활동 시간은 평균 주 25시간 정도예요. 덕분에 한곳에서 현지 생활을 경험한 뒤 다른 도시나 나라로 이동하는 식으로 일정을 짤 수도 있죠. 한 학기를 한 국가에서 보내기 부담스럽다면 여러 곳에서 짧은 ‘현지살이’를 이어가 보는 것도 방법이겠죠!
참여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Worldpackers 플랫폼(https://www.worldpackers.com/)에서 원하는 국가와 역할을 검색한 뒤 마음에 드는 호스트의 공고에 직접 지원하면 돼요. 다만 인기 있는 호스트는 지원자가 많은 만큼 프로필을 얼마나 믿음직스럽게 채우느냐가 중요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마디보다는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편이 좋겠죠. 참고로 실제 호스트에게 지원하고 여행을 확정하려면 Worldpackers의 유료 멤버십이 필요합니다.

월드패커스가 특히 매력적인 건 숙박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특히 호스텔처럼 여행객이 많이 오가는 공간을 선택하면 내가 한 나라에 머무는 동안에도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죠. 체크인하고 며칠 뒤 떠나는 손님이 아니라, 그 공간을 함께 굴리는 한 사람이 되어보는 셈이에요. 물론 출발 전에는 활동 조건과 실제 참여자들의 후기를 확인하고, 해당 국가의 체류 규정도 미리 체크해 주세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한곳에 머물면서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월드패커스, 꽤 영리한 해외살이 방법 아닐까요.
3. 낯선 해외에서 익숙한 언어로, 한인민박 STAFF
해외에서 살아보고는 싶은데, 낯선 언어로 하루 종일 생활하는 건 아직 조금 부담스럽다고요? 그렇다고 해외살이를 포기하기에는 아쉽잖아요. 그렇다면 한인민박 스태프(STAFF)는 어떨까요? 사실 에디터도 직접 해본 경험이 있답니다!
한인민박은 해외에서 한국인이 운영하고, 한국인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숙소예요. 낯선 도시 한가운데 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국어가 들리고, 익숙한 음식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특징이죠. 스태프로 일하게 되면 숙소 운영을 도우며 한 도시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한인민박 스태프의 업무는 대체로 객실 정리, 체크인, 조식 준비처럼 비슷한 편이에요. 제가 일했던 곳에서도 아침에 객실을 정리하고 그날 맡은 체크인을 마치면 나머지 시간은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고, 조식 당번인 날에는 서빙과 설거지를 맡기도 했어요. 덕분에 일이 없는 시간에는 프라하 곳곳을 돌아다니고, 휴무에는 다른 도시나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급여, 근무시간, 휴무일, 숙식 제공 여부 같은 세부 조건은 민박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원 전 공고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맨 왼쪽은 대청소 후 드디어 끝났다 샷..청소하고 체크인 받고 남은 시간에는 손님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답니다 ٩( ´ω` )و ♪
처음부터 한인민박 스태프를 하려고 계획했던 건 아니었어요. 오스트리아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중 프라하 여행에서 한 한인민박에 묵게 되었는데요. 여행이 끝나도 그 도시에 남아 생활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왠지 부럽더라고요. ‘나도 여행객이 아니라 프라하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종강 후 다시 프라하로 돌아와 같은 민박에서 약 두 달 반 동안 스태프로 지냈습니다.
직접 살아보니 여행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일정에 쫓기는 관광객이었다면 굳이 찾아가지 않았을 체코의 작은 명소도 발견하고, 단골처럼 찾아가는 카페와 맛집도 하나둘 생겼거든요. 사장님과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드라이브를 떠나기도 하고, 저녁에는 하루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손님들과 맥주 한잔하며 여행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프라하에 다녀왔다’가 아니라 ‘한동안 프라하에서 살았다’고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한인민박 스태프 공고는 '민다'(https://www.theminda.com/community/list.php?id=jobs)라는 한인 숙소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근무시간과 담당 업무, 급여 또는 숙식 제공 조건, 필요한 체류 기간 등을 비교해 본 뒤 자신에게 맞는 곳에 지원하면 됩니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민박도 많으니,게시물을 통해 숙소의 분위기와 운영 방식을 미리 살펴보는 것도 좋아요.
완전히 낯선 환경에 뛰어드는 건 아직 부담스럽지만, 여행객보다 한 발 더 가까이 그 도시의 일상을 살아보고 싶다면? 한인민박 스태프로 한 도시의 ‘단골’이 되어보는 것도 꽤 특별한 해외살이가 될 거예요.
이번 휴학, 한번 다르게 보내볼까?
어떤가요? 생각보다 해외에서 살아볼 수 있는 방법이 꽤 다양하죠. 저 역시 예전에는 교환학생이나 여행 정도만 떠올렸는데, 지금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에 머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나도 한번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하고 있다면 꼭 익숙한 선택지만 고집할 필요는 없어요. 누군가는 현지 가족과 함께 지내는 방법이 잘 맞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새로운 공간에서 역할을 맡는 방식이 더 잘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글이 여러분에게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하는 작은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휴학,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조금 아쉽잖아요. 마음에 들어온 방법이 하나라도 있다면 검색창을 열고 한 번 찾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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