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넌 언제부터 그게 하고 싶었어?

진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한 모든 대학생들에게
2학기 개강.
각자 여행을 다녀오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자격증 공부를 하며 잠시 각자의 자리에서 방학을 보낸 대학생들이 다시 캠퍼스에 모인다. 전공 공부를 다시 시작할 생각에 벌써부터 아득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제법 반갑기도 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과 근황을 나누다 보면 반가움 뒤로 슬며시 따라오는 감정이 있다.
바로 진로에 대한 고민이다.

"나 이번 방학에 인턴했어"
"나는 이번에 대외활동 시작했어"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같은 수업을 들으며, 시험에 대한 불평부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까지 함께 나누던 친구들이다. 방학 한 번을 보냈을 뿐인데, 어느새 저마다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문득 마음이 조급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찾아가는 걸까?

그래서 이른바 '갓생'을 살고 있는 듯 보이는 주변의 두 대학생에게 물었다.
어떤 경험을 통해 관심 분야를 발견했고, 어떻게 나만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지.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몰입하는 사람인지 알게 됐어요" 
김지민,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24학번 제 2전공 경영학과(이중전공)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요즘 제가 가장 재미를 느끼고 있는 분야는 브랜딩이에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전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MD·마케팅 직무 대외활동이자 제 첫 대외활동이었던 '이마트 24 편슐랭스타' 활동 경험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달 제시되는 주제에 맞춰 팀원들과 함께 신제품 아이디어와 마케팅 방안을 기획해 발표했는데, 편의점 제품 하나를 기획할 때도 실제 생산 가능 여부부터 최근 트렌드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정말 많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저는 특히 '이 상품을 통해 이마트 24라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였으면 좋겠는지'를 고민할 때 유독 몰입한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브랜딩'을 더 깊이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브랜딩에 대한 관심을 어떤 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나요?
현재는 고려대학교 브랜딩 학회 CREAKET에서 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브랜드와 협업해 약 4주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브랜딩·마케팅 전략을 제안하는 학회입니다. 방학 동안에는 9월 프로젝트를 함께할 브랜드를 섭외하고, 신입 기수 리크루팅도 준비하며 바쁘지만 보람찬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이번 학기에는 학회장으로서 브랜딩 프로젝트를 잘 진행하는 것이 목표예요. 이러한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브랜드와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브랜드 마케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사실 저도 아직 진로 고민을 하는 중이에요. 진로 고민 경험자로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는 '나와 맞지 않는 것'부터 하나씩 지워나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더라고요. 지우고 남은 것들을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하고 경험하다 보면, 조금씩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 '헤맨 만큼 내 땅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아직 저희는 대학생이고, 그만큼 마음껏 헤매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이것저것 직접 부딪혀보면서 각자의 땅을 열심히 넓혀보자고요. 헤매봐야 보이는 길도 있으니까요!

"하나씩 직접 경험해 보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구체화해가고 있어요"
김효린,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23학번 제 2전공 금융공학(융합전공)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는 최근 금융을 통해 국가나 지역의 개발에 기여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도로·에너지 시설 등 국가 기반 시설의 개발을 지원하는 '인프라 투자' 분야인데요, 그중에서도 아세안 지역 개발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국제 금융기관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처음 국제 금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주요국 은행의 코로나 전후 데이터를 다루는 작업을 해보게 된 것이 인프라 투자 분야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입니다. 당시에는 관련 전공 지식이 부족해 간단한 리서치 업무를 수행하는 정도였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며 코로나 시기에 많은 국가에서 필요한 데이터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이 경험을 통해 국가 행정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사회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인프라 투자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국제 금융에 대한 관심을 어떤 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나요?
인프라 투자 업무를 위해서는 전공 지식도 중요하지만 투자가 이루어지는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역시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아세안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CMK 아세안 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 아세안 전문가와 함께 각 국가의 역사와 정치, 경제에 대해 배우고, 현지 탐방을 통해 아세안 관련 기관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세안 스쿨 프로그램이 끝난 후 기회가 된다면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서 인턴 경험을 쌓아보고 싶습니다. 컨설팅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데요, 여러 산업이나 정책 이슈를 빠르게 파악하고, 필요한 자료를 찾아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이 흥미로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실무를 경험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가 저와 잘 맞는지 알아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2·3학년 때 빨리 관심 분야를 정해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대외활동에 도전하고 단기 행사 지원 등의 업무도 경험하면서, 처음부터 하나의 관심 분야만을 정해놓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경험해 봐야 그 직무가 나와 잘 맞는지 판단할 수 있고, 다양한 활동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네트워크를 넓힐 수도 있으니까요!

대학생. 뭐든 도전해 볼 수 있는 시기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빠르게 찾고 스펙을 쌓아야 할 것만 같아 조급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무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진로는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정답처럼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 역시 처음부터 선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우연히 시작한 경험에서 흥미를 발견하고, 그 관심을 또 다른 경험으로 연결하며 조금씩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강은 구부러져 있으니 흐르는 법이다. 그리고 흐르는 동안에는 어디에 다다를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진로도 그렇지 않을까. 지금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마음이 가는 곳으로 한 걸음 내디뎌보자. 뜻밖의 적성을 발견할 수도, 나와 맞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서게 될 수도 있다. 

조금 돌아가도 괜찮다. 그렇게 굽이굽이 흘러가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조금씩 선명하게 알게 될 테니까.
#2학기#개강#진로#진로고민#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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