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열심히 했지만 떨어진 당신에게

자책대신 해보면 좋았던 것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문자 한 통이 왔다.

"최종면접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이런 문장이 떠 있었다.

"지원자님께서 보여주신 잠재력과 진정성이 인상 깊었으나, 제한적인 선발 인원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면접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정중하면서 다정한 문장이었다.

면접에서 아쉬웠던 순간들이 계속 걸렸으니 예상은 했다. 그런데도 막상 확인하고 나니 그냥 멍했다. 처음 제대로 준비한 대외활동이었다. 방학 중반부터 한 달 가까이 이 활동 하나만 보고 달렸다. 자기소개서는 문항마다 몇 번씩 다시 썼고, 자기소개 영상은 몇 번이나 갈아엎었다. 붙기 쉽지 않다는 활동이라, 서류 합격 소식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하나였다. 오늘 하루만큼은 좀 쉬자.

한강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영화를 한 편 보고, 동아리방에서 좋아하는 피아노 곡을 연주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저녁 쯤 마음이 조금 정리됐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같은 사람, 진짜 많을텐데.

그래서 오늘 하루, 나를 조금 쉬게 해주기 위해 탈락 직후에했던 행동 네 가지를 소개한다. 거창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냥 지금 나와 비슷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가, 잠깐 쉬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1. 나를 결과에서 잠시 떼어놓는 시간을 만들기

탈락 통보를 받은 순간에는 머릿속이 온통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찬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인해 본인과 본인이 한 노력을 나쁘게 볼 이유는 전혀 없다. 

이럴땐 잠시 생각을 멈추고 열심히 달려와 머리가 뜨거워진 상태에서 한 발짝 떨어져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꼭 명상같은게 아니더라도 운동을 해도, 영화를 한 편 봐도, 악기를 연주해도 된다. 
그 시간만큼은 잠깐 다른 걸 잊고 그 일에 집중하는 걸로 충분하다.

2. '목적 없는 외출'을 해보기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일단 나가보는 것.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일단 몸을 움직여보자.

평소 안 가본 골목을 걸어도 좋다.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낯선 정류장에서 내려봐도 좋다. 

일단 나가고 나면 하고 싶은 게 생기기도 하고, 문득 먹고 싶은 게 생기기도 한다.

꼭 특별한 곳일 필요는 없다. 아무 목적 없이 움직인다는 그 감각이 있었던 일들을 잠깐씩이라도 잊게 해준다.

3. 해결책을 주지 않을 사람을 만나기

너무 막막하고 힘들 때 시원하게 털어놓고 싶을 수 있다.

'다음엔 잘 될 거야',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이런 말이 고맙긴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도 많다.

조언보다는 말 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얘기하다보면 금새 평소처럼 시답잖은 얘기나 하게되는 사람을 만나자.
해결책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무심한 게 아니다. 내 상황을 굳이 해결하려 들지 않고, 함께 있어주면 된다.

4. 지금의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적어보기

잠시 시간을 가지고 진정이 됐다면, 지금 드는 생각들을 그대로 옮겨보자.

애써 괜찮은 척 다듬고 정리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슬프면 슬프다고, 화가 나면 화가 났다고 적으면 된다.
생각들을 꺼내놓는 것 자체가 그 일을 정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나중에 지금 쓴 글을 본다면 그때의 내가 어떤 마음으로 다시 일어섰는지 알 수 있을 거다.




떨어질 걸 어느 정도 예상했더라도, 막상 결과를 마주하면 섭섭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동안 얼마나 애썼는지 스스로 제일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러니 지금은 잠깐 쉬어가도 된다.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 해나갈 당신에게 내가 실제로 듣고 가장 도움이 됐던 말로 이 글을 마친다.

뭘 더 잘하려고 그래 딱 좋은데 지금. 너 잘하고 있어.

#탈락#위로#멘탈관리#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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