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우리가 아직 종이를 사랑하는 이유
기록 장인 대학생들의 수첩 훔쳐보기~!
여러분은 자신만의 개강 루틴이 있나요?
친구와 카페에서 새학기 계획을 짜는 편이에요!저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 노트를 삽니다.
개강을 하면 방학 동안 잠시 내려놓았던 일상을 다시 정리하고 싶어지기 때문이죠.
'이번 학기에는 좋은 학점을 받아야지, 동아리도 하고, 운동도 꼭 해야겠다.'
새 학기의 계획부터 그날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까지 종이에 꾹꾹 눌러 적다 보면, 막연했던 새 학기가 조금은 선명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하죠.
스마트폰 하나면 일정부터 메모, 사진까지 무엇이든 기록할 수 있는 시대인데 우리는 여전히 종이를 펼치니까요.
오늘 해야할 일을 적어놓기도 하고, 하루를 돌아보며 짧은 일기를 쓰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영화의 티켓을 모으거나 편지를 쓰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수첩에 옮겨 적는 사람도 있죠.
대학생들은 무엇을, 왜 손으로 기록하고 있을까요?
무엇을 종이에 담는가
❶ 기록의 양상
"대체 어떤 내용을 써야할까요?"
A양의 수첩_
사실 처음부터 거창한 무언가를 만들겠다 결심하면 기록을 시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가 취재한 '기록 장인' A양은
다이어리, 메모용 막 노트, 여행&전시 스크랩 등
정말 다양한 기록을 동시에 하고 있었는데요.
그녀의 기록물을 모아볼까요? (©블로그:벌거숭이 기계)
전시 스크랩
'죄와벌'을 읽고...
해야할일_
여행 계획B양의 수첩_
B양은 소중한 인연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한다고 합니다.
편지나 다이어리 뒷편의 방명록처럼 B양의 기록은 함께 나누는 묘미가 있었는데요.
특히 방명록에는 장난스런 글부터 따뜻한 칭찬까지 다양한 글씨체, 필기구를 사용해 남긴 페이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방명록
방명록
생일편지왜 손으로 쓰는가?
❷ 기록의 이유
Q. 왜 종이에 기록하나요?
🤖 A양
" 기록은 내 삶의 하이라이트를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내가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색, 향 그리고 맛을 좋아하는지, 나를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과정이죠. 인스타, 블로그 등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과 달리 내 손에 남는다는 만족감이 전자책이 발전해도 여전히 종이책을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정말 효과적이에요. 나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스스로니까요!"
🐾 B양
"제가 기록을 하는 이유는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고 싶어서 입니다. 시절인연이라고 지금 가까운 사람이 영원히 함께하는 행운은 흔하지 않죠. 초등학생 때 친했던 친구가 이제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종이에 함께 무언가를 적는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인 것 같아요. 수첩을 가지고 있는 한 그 사람을 언제든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아카이빙, 축적의 미학이 있다고 믿어요."
❸ 기록의 매력
기록에는 "나"가 보인다.
두 사람의 수첩을 놓고 보면 개성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기록할 것을 고르는 일은 꽤나 개인적입니다.
결국 내가 무엇을 기록하는지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보여주는 거울이 아닐까요?
언젠가 그 기록을 다시 펼쳤을 때,
'그때의 나'와 다시 마주하는 일.
어쩌면 우리가 종이에 무언가를 남기는 가장 큰 이유는 잊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큰 여정의 일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생#기록#아날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