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0대

영화관 망했다던데 왜 나는 VIP..?

호프 , 스파이더맨 , 오디세이

"영화관 요즘 다 죽었대."


몇 년째 듣는 말이다.


근데 나, 지난달에만 극장을 세 번 갔다.


'호프' 보고, '스파이더맨' 보고, '오디세이'까지. 


( 아 참고로 난 CGV VIP다. )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1초의 고민도 없이 "영화 보기"라고 답하는 사람.


                                                                      이게 다 죽어가는 산업 맞나?



잠깐, 당신의 극장 MBTI는?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나만의 셀프 테스트!.


1. 예매창이 열렸다, 나는?

E 친구들 단톡방부터 켠다 (같이 볼 사람 구하기)
I 일단 혼자 조용히 예매부터 끝낸다


2. 영화 고르는 기준은?

S 특별관·좌석·스크린 스펙부터 확인 (경험이 중요해)
N 감독의 메시지나 세계관이 궁금해서 (서사가 중요해)


3. 볼 영화 정하는 방식은?

T 감독 필모·평점·손익분기점까지 검색 후 결정
F 예고편 30초 보고 느낌으로 바로 결정


4. 상영 당일 나의 동선은?

J 일주일 전부터 좌석·시간 다 계획해둔다
P 그날 기분 따라 즉흥적으로 정한다


조합해서 나온 4글자가 바로 극장 MBTI


몇 가지만 예시로 풀어보면:

ISTJ — '고독한 큐레이터형'
혼자 조용히, 그러나 철저하게 검증하고, 계획대로 움직인다. 남들이 뭘 보든 상관없이 내 취향이 확실한 타입.

ESFP — '오늘의 이벤트형'
같이 볼 사람 모으고, 특별관 경험 중시, 감으로 고르고, 즉흥적으로 움직인다. 극장 자체가 하나의 소셜 이벤트인 사람.

INTJ — '전략적 몰입형'
혼자 보러 가지만, 감독의 세계관을 파고들고, 철저히 분석해서 고르고, 동선까지 계획한다. 영화 하나를 '연구'하는 수준.

나는 완전 ISTJ에 가깝다. 근데 요즘은 팝콘 버킷 앞에서 잠깐 ESFP로 빙의하는 것도 사실이다. (뒤에서 이유가 나온다.)


내 생각과는 달리 정부는 진심으로 영화 산업을 걱정했던 것 같다.


영화표 6천 원 깎아주는 쿠폰을, 7월에 450만 장, 9월에 또 188만 장. 예산만 271억.




근데 같은 시간, 극장에서는 전혀 다른 그래프가 그려지고 있었다.


'왕과 사는 남자' 1,691만. 역대 흥행 2위.


'호프' 제작비 700억 들이고도 손익분기점 돌파.


'스파이더맨'은 개봉 5일 만에 300만.


'오디세이'는 예매 오픈하자마자 IMAX 좌석이 순삭됐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쿠폰 있는지도 몰랐다. 그냥 보고 싶어서 봤다.


근데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보고 싶다'는 마음, 그거 아무 영화한테나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적어도 나한테는.


나만의 줏대, 이게 진짜 중요하다


영화를 오래 좋아하다 보면 은근히 생기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내 기준'.


포스터만 봐도, 예고편 30초만 봐도 "어 이건 각 나온다" 싶은 감이 생긴다. 배우 필모, 감독 전작, 각본 구조까지 


나만의 체크리스트로 스캔하는 거다.


그래서 남들이 다 본다고 무조건 따라가지도 않고, 반대로 저평가된 영화를 발견했을 때 오는 쾌감도 크다. 


할인쿠폰 때문이 아니라,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스스로 골라내는 재미 때문에.


근데 요즘 극장, 그냥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더라


극장이 더 이상 '영화 관람 공간'만은 아니라는 걸 최근 확실히 느꼈다.


소개팅이나 데이트 코스로 극장을 고르는 커플들, 완전 흔해졌다. 


특별관, 프리미엄 라운지, 커플석까지. '같이 뭘 볼까'가 아니라 '어떤 공간에서 함께할까'로 목적이 바뀐 느낌이다. 


나도 최근에 프리미엄관에서 데이트한 적 있는데, 영화 내용보다 그 공간 자체가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콜렉팅. 요즘 팝콘 버킷은 그냥 팝콘 통이 아니라 영화 개봉에 맞춰 나오는 한정판 '굿즈'다. 


미국에서는 이 팝콘 버킷 하나로 극장 체인이 억대 매출을 추가로 벌어들일 정도라고 한다. 


나도 스탠딩 배너나 특별관 티켓 디자인 모으는 걸 은근 즐긴다.



 영화 한 편 보고 나올 때 기억에 남는 게 스토리 하나뿐이 아니라, 내 방 한켠에 놓인 굿즈까지 되는 거다.


이쯤 되면 극장은 '관람 공간'에서 '경험하고 소장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게 맞다.



새롭게 변화된 영화관, 이에 맞춰 '오디세이' 보러 간 날, 내 하루 타임라인


11:40 영화 상영 일주일 전,!! 뜨자마자 앱 접속. IMAX 잔여석 2자리 발견, 광클.


13:50 상영관 도착. 예매 확인하자마자 매대로 직진.


14:05 한정판 팝콘 버킷 앞에서 3초 고민 후 구매. (이건 소장용, 팝콘은 덤)


14:20 착석. 예고편만 5개 나옴. 이 순간이 사실 제일 설렌다.


14:30 상영 시작. IMAX 필름 촬영이라는 게 뭔지 스크린 꽉 채워지는 순간 바로 체감됨.


17:10 상영 종료. 엔딩 크레딧 끝까지 앉아있는 타입.


17:20 로비 나오자마자 팝콘 버킷 인증샷. 이게 은근 오늘 하이라이트.


17:40 친구랑 카페 가서 바로 영화 감상 토론. 이 코스가 국룰.


이렇게 쭉 적어놓고 보니, 나는 영화 '한 편'을 본 게 아니라 하루 코스를 소비한 거였다. 



그래서, 나는 극장의 미래를 밝게 본다


정부는 "비싸서 안 온다"고 진단했는데, 우리는 그냥 "볼 게 없어서 안 갔던" 거였다.


이번 여름, '오디세이' 하나로 그걸 증명하는 사례도 나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 영화로 태어나서 처음 한국에 왔다. 


기자간담회, 박찬욱 감독이랑 대담, 이동진 평론가 유튜브, 유퀴즈까지. 일주일 내내 놀란 감독 얼굴을 안 보는 게 더 어려웠다. 


영화 하나가 아니라 '이벤트'를 파는 느낌이었다.


물론 위기론이 완전 헛소리는 아니다. 2023년 관객 수는 코로나 전인 2019년의 55.8%였고, 2024년엔 그마저 더 줄었다. 2025년엔 천만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었다. 


그러니 정부도 뭐라도 해야 했을 거다. 


근데 3년 침체를 뚫은 건 할인쿠폰이 아니라 '왕과 사는 남자' 한 편이었다는 거, 이게 진짜 아이러니 아닌가.


쿠폰이 쓸모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미 갈 사람한테 6천 원은 완전 개꿀이니까. 


근데 "가격 때문에 안 온다"는 진단은 이번 여름 스코어보드가 조용히 반박하고 있다.


극장은 이제 영화 한 편 보는 곳을 넘어서, 취향을 증명하는 곳이자 함께 있는 시간을 채우는 곳, 그리고 소장하고 싶은 걸 만드는 곳으로 계속 진화 중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 산업의 미래를 꽤 밝게 본다.



여러분의 극장 MBTI는 뭔가요?


쿠폰 받아서 예매하셨나요, 아니면 예매창부터 열어젖히셨나요?


영화 산업의 미래는 소비자들의 건전한 의사소통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모두의 의견에 비난이 아닌 건전한 비판을 통해 더욱 멋있는 취미생활로 발전시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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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오디세이#호프#스파이더맨#정부#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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