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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크크학개론: 복학생들을 위한 영크크 비법서

야 너두 영크크 할 수 있어

1강. 오리엔테이션 — 옷은 비슷한데 나만 늙크크였다

개강 첫 주, 오랜만에 캠퍼스에 돌아왔습니다. 분명 코르티스 화보에서 본 것 같은 헐렁한 데님에, 레이어드한 니트까지 비슷하게 맞춰 입었는데… 반응이 이상했습니다. 후배들 사이에서 저만 살짝 붕 뜬 느낌이었달까요.

패션을 전공하고 있다는 게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이론은 아는데 왜 실전은 안 되지?"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고, 결국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2강. 자가진단평가 — 영크크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전에, 저부터 냉정하게 진단해보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체크해보세요. 몇 개나 해당되나요?


패션

  •  헐렁한 청바지를 샀는데 왜 나만 아저씨 같지 싶었던 적 있다
  •  레이어링을 한다고 옷을 껴입었는데 그냥 옷장이 좁아진 느낌이다

태도

  •  "나 때는 말이야"가 3초 만에 튀어나온다
  •  사진 찍을 때 자연스러운 척하려고 더 힘이 들어간다

말투

  •  요즘 유행어를 억지로 써봤다가 분위기가 싸해진 적 있다
  •  후배가 쓰는 신조어를 듣고 "그게 뭔 뜻이야?"부터 나온다

취향

  •  "나 원래 이런 거 좋아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  플레이리스트가 알고리즘 추천곡으로만 채워져 있다

고백하자면, 저도 8개 중 6개가 해당됐습니다. 패션 전공생인데도요. 그래서 이 6개를 하나씩 파고들어보기로 했습니다.



3강. 이론 수업 — 패션 전공생이 뜯어본 코르티스 스타일

먼저 패션 파트부터 정공법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냥 "코르티스처럼 입으면 되겠지" 하고 따라 입는 게 아니라, 왜 저 스타일링이 성립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했거든요.

레이어링, 그냥 껴입는 게 아니다

레이어링의 핵심은 '겹치는 옷들 사이의 기장 차이'입니다. 안에 입은 옷이 밖으로 살짝 보이도록 기장을 다르게 맞춰야 레이어드된 느낌이 살아요. 저는 그냥 같은 기장의 옷을 여러 개 껴입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옷장이 좁아진 느낌이 든 이유가 있었던 거죠.

새깅 팬츠가 흘러내려도 태가 사는 이유

새깅(sagging) 스타일은 힙 라인이 살짝 내려가면서도 다리 실루엣이 무너지지 않아야 예뻐 보입니다. 이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상의와 신발의 볼륨감으로 균형을 잡아줘야 해요. 그냥 큰 사이즈 바지를 입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위아래 밸런스를 계산해야 하는 거였습니다.

빈티지 무드는 '만듦새'가 아니라 '조합'에서 나온다

새 옷이어도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건 컬러 채도와 소재 매치의 문제입니다. 완전 신상보다 살짝 바랜 듯한 톤을 고르고, 서로 다른 텍스처(니트+데님, 가죽+코튼)를 섞으면 훨씬 자연스러운 무드가 생겨요.




4강. 실습 1 — 태도라는 숨은 변수

옷을 이론대로 다시 맞춰 입고 나갔습니다. 확실히 지난주보다는 나아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근데 뭔가 여전히 어색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문제는 옷이 아니라 저의 태도였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자연스러운 척하려고 오히려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후배들과 대화할 때도 모르게 "나 때는" 소리가 튀어나왔습니다. 아무리 옷을 잘 맞춰 입어도, 정작 그 옷을 입은 사람이 잔뜩 긴장해 있으면 태가 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연습했습니다. 사진 찍을 때 어깨에 힘 빼기, 후배들 얘기에 먼저 리액션하고 나중에 말 얹기.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5강. 실습 2 — 말투와 취향, 흉내로는 안 되는 것

말투는 더 조심스러운 영역이었습니다. 유행어를 억지로 따라 하다가 오히려 분위기가 싸해진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접근을 바꿨습니다. 유행어를 배우려 하기보다, 후배들이 무슨 얘기를 할 때 웃는지 그냥 유심히 들어봤습니다. 신기하게도, 자연스러운 리액션은 억지로 낀 유행어보다 훨씬 잘 먹혔습니다.

취향은 가장 오래 걸린 파트였습니다. "나 원래 이런 거 좋아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사실 스타일에도 그대로 티가 났거든요. 그래서 억지로 뭔가를 좋아하려 하기보다, 예전에 좋아했다가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 꺼내봤습니다. 오래된 영화 한 편, 잊고 있던 플레이리스트 하나. 그게 스타일링에도 은근히 묻어나더라고요.



6강. 기말고사 — 그래서 나는 몇 학점짜리 영크크가 됐을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완벽한 영크크가 되진 못했습니다. 다만 확실히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보다 사진 찍을 때 덜 어색해졌고, 후배들과의 대화도 한결 편해졌다는 점입니다.

처음 체크리스트에서 6개였던 항목이, 지금은 3개로 줄었습니다. 여전히 반은 늙크크지만, 그래도 절반은 나아진 셈이죠.



옷은 이론으로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었지만, 태도와 말투와 취향은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었습니다. 어쩌면 영크크라는 게, 결국 유행을 얼마나 잘 따라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답게 얼마나 자연스러운가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영크크#늙크크#코르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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